몰입형 증강현실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되었다. 이 전시에서는 ‘공간 컴퓨팅’을 통해, 리얼타임으로 가상적 세계와 결속하는 테크놀로지가 바다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 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마련되었다. 이에 더해 ‘바다’를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환경이나 생태로만 접근하지 않고 ‘역사’를 도입해 구체적인 형상을 구성해 보고자 했다. 요컨대, 테크놀로지, 자연, 인간이 ‘연결’해, 새로운 생태계로 순환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비전 프로(vision pro)는 공간을 디지털 기호로 재활성화하는 감각적 테크놀로지로 마련되었고 현실과 가상 사이의 낙차를 좁히고 이 두 세계 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 전시는 아시아의 바다를 ‘무진장’ 으로 개념화해 역사적 고통을 다만 ‘고통’으로 두지 않고 연대와 접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 는 기쁨의 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입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낭만적 관광의 장소로만 아시아의 바다를 규정하는 것을 넘어서 구체적 인 연대의 가능성을 역사적 자료를 통해서 확인하고 연결의 맥락을 능동적으로 조직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달리 말해, 관객들은 몰입형 증강현실을 통해서 아시아의 풍부함 을, 역사적 아카이브를 통해서 연대와 평화의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를테면, 비전프로와 아카이브는 단순히 테크놀로지와 문서고가 아니라, 미래를 ‘개시’ 하는 지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