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가 사는 행성, '헤테로토피아'를 찾아서

'삶'은 여행일까, 현실일까@f2



“Life is a voyage”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정해져있다. 그 공간은 우리의 삶을 담은 행성이다.
우리는 늘 일상 속에서 다른 행성으로 여행을 한다. 그것은 가혹한 현실일 수도 있고, 멋진 환상일 수도 있다.
여행은 때로는 현실이 되지만 때로는 환상이 된다.




ACC – 창조자의 집, 그 안의 무수한 행성으로 발 한 자국 옮기기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11월 24일부터 27일, ‘헤테로토피아(Heterotophia)’라는 주제로 융복합 예술 축제 ‘ACT페스티벌’이 열렸다.

철학자 푸코가 제시한 개념인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는 유토피아(Utopia)’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 같은 유토피아적 개념과는 다르다.
현실적이지만 신화적인, 환상이 아닌 현실에 존재하는, 정상적이라고 규정되는 것을 파괴한 채 존재하는 ‘다른 공간’ 등을 의미한다. 즉,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이지만 다른 공간, ACT페스티벌의 부제이기도 한 ‘익숙한 세계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ACT페스티벌은 ‘이 현실에서의 다른 현실’의 흥미로운 가능성을, 쇼케이스, 퍼포먼스, 국제포럼, 아티스트토크, 워크숍으로 세상에 선 보였다.

헤테로토피아, 그 4일간의 행성 여행을 떠나보자. 현실의 장소가 다른 곳이 되는, 그러나 그 장소는 다시 현실이 되는, 창조자가 사는 별로 말이다.



2016년 ACC의 창제작센터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쇼케이스


ACT페스티벌 기간 ACC 문화창조원과 문화정보원 일대에서 흥미로운 전시가 펼쳐졌다.
ACC가 운영하는 창제작센터에서 2016년 한 해 동안 연구하고 개발한 콘텐츠 결과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창제작을 위해 운영하는 창제작센터는 예술가, 디자이너, 연구자,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협업하여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를 연구하고 개발하여 만드는 곳이다.

ACC는 ACC-R(국제레지던시)을 통해 세계에서 작가들을 모집하여 창제작센터에서 다양한 랩(일종의 실험실)을 운영한다. 가상현실 기술(VR)을 적용하는 믹스드 리얼리티랩(Mixed Reality Lab), 움직이는 미디어아트를 개발하는 키네틱 미디어 랩(Kinetic Media Lab), 미디어 파사드를 구축하는 미디어 서피스랩(Media Surface Lab), 지역문화와 관련한 융복합 콘텐츠를 개발하는 오픈랩(Open Lab) 등이 있다.
각 실험실에서는 레지던시 참여작가와, 전문가, 테크니션이 함께 모여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노드 5:5'는 레이저 빛이 향하는 궤도가 비디오 이미지와 겹치고 얽혀 사운드와 함께 다이나믹한 공간을 창조. 마치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림을 그리면 내 손에서 만들어진 캐릭터가 광주를 여행한다. 나와 스크린이미지가 소통하는 재미있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 작품이다.




이모지센터는 기술을 통해 표현되는 감정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1369개의 이모티콘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를 선택해서 화면에 띄워진 이모티콘과 교감하며 내 이모티콘 ID카드가 발급된다.




기억에 의존한 채 그 기억을 기반으로 형성된 자아를 따라가 본다. 주차창의 세척장치 같은 브러쉬를 헤치고, 길다란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어느새 혼란 가득한 공간에 도달한다. 내 기억은 어느 곳으로 스스로를 인도하는 걸까.




부서진 앙코르와트의 유적과 반 고흐의 그림을 가상현실(VR)을 통해 체험하는 전시. 직접 가짜 모형을 만지며 실제 유물을 만지는 것 같은 촉감을 체험한다. 잠시 앙코르와트에 다녀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기술이 인간의 감성을 녹이다.
ACT 페스티벌의 반짝 반짝 빛나는 별, 퍼포먼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퍼포먼스,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 복잡한 원리만큼 다양한 이름의 기술. 퍼포먼스를 통해 직접 기술을 눈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











앎의 묘미를 알아가다. 국제 포럼과 아티스트 토크 그리고 네트워킹 파티


어떤 사물에 대해 배운다는 것, 안면을 익힌다는 것은 모두 ‘앎’의 묘미이다.
ACT 페스티벌은 여느 때보다도 ‘앎’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11월 25-26일 ACC 컨퍼런스 홀에서 열린 포럼. ACT의 주제 개념인 ‘헤테로토피아’의 문제를 주로 다뤘다. 포럼 첫째 날, 〈미디어 헤테로토피아: 매체환경에 서의 헤테로토피아의 문제〉 섹션은 장소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대의 기술 매체가 지닌 특성에 대해 연구하며 새롭게 헤테로토피아를 규정한다. 둘째 날, 〈아시안 헤테로토피아: 아시아의 실험적 헤테로토피아적 시도들〉 섹션은 아시아의 예술적인 시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헤테로토피아의 문제를 다루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센터 프로젝트 랩의 시도와 더불어 광주 지역에서 동시에 시도 되고 있는 실험을 소개하고 사례를 공유했다.






전 세계에서 모인 크리에이터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예술과 기술 융합 부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 쇼케이스 참여 작가부터 융복합 예술 분야의 전문가, 성장하는 젊은 예술인까지 모여 디지털 문화에 대해 토론했다. 실제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의 생생한 사례와 이미지를 통해 ACT페스티벌 내 개념과 용어를 쉽게 익힐 수 있었다.






ACC 문화창조원 B3 대나무 정원은 ACT페스티벌 기간 동안 모두가 함께 모이는 라운지가 되었다. 특히 퍼포먼스가 끝난 늦은 저녁에 참여 예술가와 전문가, 디지털 아트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 모여 함께 관심사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 4일간의 예술, 기술을 술-술- 알아가는 엄청난 여행을 마쳤다.


지하로 넓게 지어진 건축물인 ACC 우주선을 타고 창조자의 행성을 찾아 떠난 여행.
예술이 기술과 만나 우주는 거대한 블랙홀을 이루고 새로운 행성을 창조했다.
‘헤테로토피아’, 이제 당신의 현실에 다가가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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