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겨울,12월

그 특별한 계절에 만나는 따뜻한 휴식



가을이 겨울에게 자리를 내준지 오래. 바람도 차고 마음도 차다. 겨울을 맞아 대지의 초목들은 푸르른 빛을 잃고 떨어진 낙엽은 시린 바람에 날려간다. 동물들은 따뜻한 공간을 찾아 겨울잠을 청한다. 봄, 여름, 가을의 시간동안 꽃피우고 잎을 만들며 바쁜 일생을 보낸 초목들과 자연의 구성원들. 그들 모두에게 일 년 동안 감사했다고 고생했다고 수고했다는 인사를 하듯, 만물의 신인 하늘은 눈을 내릴 것이다. 그렇게 겨울은 모든 것을 지우고 삼켜버리는 계절이 아닌, 다른 해를 맞이하기 위한 휴식의 계절이 된다. 자연의 삶이 그렇듯, 사람들에게도 겨울의 삶이 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사람들은 저마다의 온기를 찾는다. 가족에게서, 연인에게서, 친구에게서, 반려동물에게서, 이웃에게서, 그리고 삶 속에서, 모두가 자신의 겨울을 위한 공간을 찾아가, 따뜻하게 포옹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그곳에도 겨울이 왔다.
2016년의 겨울을 보내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만의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가족 그 따뜻한 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가장 밝은 공간은, 언제나 따뜻한 가족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어른들의 손을 잡고 어린이문화원에 온 아이들은 그 사랑의 중심에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공간을 가득 메우면, 어린이문화원 바깥의 차가운 공기는 힘을 잃게 된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있는,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친척...
그들의 얼굴에도 찌든 일상에서 벗어난 따뜻한 웃음이 피어난다.
가족의 사랑이 있어 따뜻하게 살아 있는 공간.
이곳은 늘 온화하게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감싸 안는다.





어린이문화원의 따뜻한 곳은 뛰어노는 공간뿐이 아니다. 도시락 쉼터는 따뜻함의 연장이다. 도시락을 열면, 그 도시락을 정성껏 싼 누군가의 사랑이 피어오른다. 옹기종기 앉아 그 사랑을 먹는 가족의 모습은 생기 있는 빛깔을 만들어 낸다. 부모 속도 모르고 반찬투정을 부리는 아이. 한 술이라도 더 먹이려는 부모의 마음. 그 줄다리기를 하는 아웅다웅 치열한 모습조차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꽃을 피우게 한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따뜻한 교감을 만드는 공간도 있다. 바로 수유실이다. 수유실은 어린이문화원과 라이브러리파크에 있다. 아기의 차가워진 볼을 어루만지며, 서로를 온전히 사랑하는 눈빛을 주고받는 공간, 이곳은 바깥 세상에 아무리 거친 파도가 몰아치더라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미소로 채워지는 공간이 된다.


머리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공간

사람이 책을 만들었지만 사람을 완성시키는 것은 책이다.
라이브러리파크 내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뿐만 아니라 각국의 영화, 음악 등이 가득하다.



겨울 따뜻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이만한 장소가 있을까?
겨울을 시리게 만드는 비가 오는 날이면, 라이브러리파크를 방문해보자.
그곳에 당신을 따뜻하게 맞이할 초록색 공간들과 자료들이 있다. 책을 보고,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잠시 대나무 숲 정원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라이브러리파크의 문을 나설 때 당신의 마음이 따뜻하게 달궈졌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날씨 따위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오로지 땀의 열정만이 존재하는 공간. 이곳의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최고의 무대를 위해 땀을 흘린다.
예술극장 그 곳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쏟아낸다. 횃불같이 타오르는 이 공간은, 내일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지금, 오늘 무대를 만드는 이들과 그 무대를 보는 이들의 뜨거운 감정의 바다만이 존재한다.
공연의 막이 내리고, 무대의 뭉클함도 잠시, 관객의 뜨거운 환호성이 겨울 바다를 가득 메운다.


사람, 머무르는 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물 중에 많은 이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 하나가 있다.
이곳은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둘러보지 않더라도 망설일 필요가 없다.
지나가다 추워서, 겨울을 피할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곳에 잠시 들려 몸을 녹이는 것도 좋다.






방문자센터 공간은 빛이 구석구석 비쳐 정보 전달 공간 그 이상의 기능을 해낸다. 조형물과 독특한 인테리어, 마치 또 다른 전시장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곳을 지키고 있는 안내직원들의 밝은 미소는, 어느 아침의 따스한 햇살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사람, 그리운 향기의 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야외공간에 하얗고 파란 겨울 불빛이 들어왔다.
그 불빛은 밤을 은은하게 밝히고 야외공간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은, 2016년의 마지막인 12월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두꺼운 코트에 두꺼운 목도리를 하고 두터운 장갑을 끼고 있지만, 이곳은 따뜻한 사람의 온기가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쉴 곳을 찾아 겨울을 즐긴다. 꼭 잡은 두 손과 기댄 연인의 온기는 겨울이 두렵지 않다.






아시아문화광장에는 노란 이글루가 있다. 풍경소리가 겨울바람에 잔잔하게 들리는 나무도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사람도 있다.
어느 겨울 DREAM NIGHT,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차를 마시고 음식을 나누며 수다를 떨었다.
12월 크리스마스... 우리는 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노란 이글루가 마치 모닥불처럼 그 주위를 둘러앉은 사람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과 밤하늘을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지난 1년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해를 얘기하게 된다. 도란도란 따뜻한 공간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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