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창문 너머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
<ACC 문화교육 동창회>
요약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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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을 한자로 풀어보면 같을 동(同)에 창 창(窓)을 쓴다. 같은 창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같은 해, 같은 학교 졸업생이라는 말보다 참으로 운치 있는 표현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교실 창문을 닦았던 기억 하나쯤 있을 것이다. 말간 창문 너머 떠다니는 하얀 구름을 보며 닮은 꼴을 찾기도 하고, 반가운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빌려 간 체육복을 건네기도 했었다. 그 시절 동창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고, 나누며, 서로를 성장시키는 존재였다.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문화창조원 복합스튜디오를 찾은 이들은 <ACC 전문인>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ACC 문화교육 동창회>는 동창이 가진 본래의 의미처럼 같은 창을 바라보되 그 너머 새로운 꿈을 꾸는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처음에는 서먹했던 사람들도 같은 관심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무르익었다. 끈끈한 열정이 하나 된 동창회 시간으로 들어가 본다.
만남과 채움의 시간, <ACC 문화교육 동창회>
<ACC 문화교육 동창회>는 총 3부로 진행되었다. 1부는 ‘전문가와의 만남’ 시간으로 김용훈 작가의 ‘인공지능과 예술’을 주제로 특강이 있었다. 김용훈 작가는 예술가 그룹 신승백 김용훈으로 활동하며 작업한 AI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 작품을 소개했다. 얼굴인식 알고리즘으로 수집한 ‘구름 얼굴(2012)’, 인공지능이 춤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춤 ‘넌댄스 댄스2(Nondance Dance2, 2024)’, 인간만이 인식할 수 있는 뒤틀린 문자 캡차(CAPTCHA)를 포스팅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등의 작품을 기획 의도와 함께 선보였다.
2부는 ‘경험을 나누고 영감을 채우는 만남’ 시간으로 <ACC 전문인> 과정에서 강사로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직접 모더레이터로 나서서 모둠별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사전 조사를 통해 관심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동창과 네트워킹할 수 있다는 점에 참여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3부에서는 ACC 문화교육 커뮤니티 소모임 ‘신시사이저 클럽(The Synthesizer Club)’의 공연이 있었다.
학교와 예술창작 현장의 간극을 메우는 <ACC 전문인> 과정
<ACC 전문인> 과정의 전신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했던 ‘전문 인력 아카데미’ 사업이었다. 2022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직 통합에 따라 ‘ACC 문화교육’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고, 예비 전문가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단계별 실무형 인재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개편되었다.
매년 3월, 전당은 ‘ACC 전문인 교육 설명회’를 열어 한 해의 주요 커리큘럼을 소개하고, 진행 과정에 대해 상세히 알리는 시간을 가져왔다. 학교와 예술창작 현장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실질적이고도 단계별 프로그램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전국에서 교육생이 모여들었다.
‘직군 탐색’ 과정이 예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교양과목이라면, ‘콘텐츠 발굴’은 1년 동안 3단계 과정으로 진행되는 대학교 3학년 수준의 전공 과목이라고 볼 수 있다. ‘콘텐츠 실행’은 앞선 콘텐츠 발굴 과정을 모두 수료한 우수 교육생에게 지원되는 교육과정으로 실습과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역량 강화’ 과정은 새로운 기술을 창작활동에 활용하려는 현업 예술 창작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워크숍으로 구성되었다. 이날 <ACC 문화교육 동창회>에 참석한 동창생들은 그 시간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을까? 소감을 들어보았다.
다시 만난 하루, ACC 문화교육 동창생들
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있는 강로운 씨는 '콘텐츠 발굴·실행' 과정에 참여하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미디어 작업을 접했다.
“처음에는 전공과 너무 다른 분야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런데 결국 ‘한 길’로 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자신이 가진 개성을 더하면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한 길’을 가게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나이와 지역에 상관없이 많은 분이 <ACC 전문인> 과정에 꼭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작곡가 겸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변유열 씨는 '역량 강화' 과정 중 하나인 언리얼 엔진 부트캠프 실시간 Audio-Visual & Lighting 콘텐츠 제작 워크숍에 참여했다.
“저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수업을 들으러 광주까지 너무 멀지 않나, 고민했어요. 그런데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보다 훨씬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동창회 오니, 반가운 얼굴들 만나서 좋네요!”
이날 모더레이터로 참여한 전유진 작가는 <ACC 전문인> 과정에서 ‘미디어 창작을 위한 사운드 A to Z’를 맡아 강의했으며, <ACC 전문인> 교육과정 수료생으로 구성된 소모임 ‘신시사이저 클럽’의 멘토이기도 하다.
“소모임 ‘신시사이저 클럽’은 즐거움을 배움의 동기로 삼아보자는 의미로 출발했어요. 참여자들이 신시사이저를 직접 다루면서 소리를 만들고 즐기는 모습을 보며 저도 뿌듯했습니다.”
하나 되어 즐기는 시간, <ACC 문화교육 동창회>를 마치며
한 달간의 소모임을 통해 공연을 준비한 ‘신시사이저 클럽’의 공연은 동창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ACC 문화교육 동창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꿈과 열정, 영감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었다. ACC 문화교육 동창으로서, 같은 창을 통해 그들이 꿈꾸고 펼쳐낸 새로운 세계는 어디까지 뻗어나갈까. 그 무한한 상상력과 도전이 기대된다.
<ACC 문화교육 동창회>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문인력양성 교육 수료생들이 서로의 인연을 이어가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매년 12월에 열리는 행사입니다. 이 모임은 수료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고, 함께 배우며 성장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나아가 각자의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by
- 송재영 (tarajay@naver.com)
- Photo
- ACC 제공, 디자인아이엠 포토그래퍼 송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