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 동반성장의 길

2024 키르기즈 문화자원 관리·활용 공적개발원조(ODA) 초청연수

‘공적개발원조(ODA)’라는 단어가 낯설다면, ‘한강의 기적’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1950년, 한국전쟁 이후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던 우리나라는 미국과 UN의 원조를 받으며 빠른 성장을 이루었다. 1996년 대한민국은 OECD에 가입하며 명실상부 세계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고, 2010년에는 OECD에 소속되어 있는 개발원조위원회(DAC)의 회원국으로서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는 정부의 각 부처별, 지자체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2022년부터 ODA를 통하여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등의 문화자원 관리와 활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 왔다. 키르기즈공화국을 대상으로 한 초청 연수는 올해로 3회째 맞았다.

9월 30일에 열린 2024 키르기즈공화국 문화 ODA 국내 초청 연수의 개회식 현장은 화기애애했다. 초청받은 키르기즈 문화부와 관계자들은 문화자원 공적 개발에 감사해하며, 한국에서 직접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눈빛이었다. 또한 서로 다른 언어를 가졌지만, 하나의 뿌리를 지닌 아시아인이라는 점에서 ACC 관계자와 연수 참여자 모두 유대감과 친근감을 느꼈다.

키르기즈 공화국은 어떤 곳일까. 키르기스스탄으로 알려진 키르기즈공화국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국가로 19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현재는 독립국가이다. 과거 실크로드의 길목에 거주하며 유목생활을 하던 민족은 현재 약 670만 이상의 인구를 구성하며, 약 80%가 이슬람교이다.
민족영웅 <마나스>에 대한 구비서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단법인 무형문화연구원(CICS)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키르기즈 ODA 프로그램 주관단체로 선정되어 지난 3년간 ODA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키르기즈공화국의 문화부와 박물관 컨소시엄 기관의 디지털아카이브를 지원하고, 키르기즈공화국의 무형유산 수집과 정리, 콘텐츠개발에 이르는 폭넓은 지원을 하는 일이다.

1차년에 현지 조사와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2차년에는 키르기스스탄 국공립박물관 문화자원 현황을 조사하고, 국제학술대회 형식의 키르기즈 문화자원 역량강화 포럼을 개최하여 키르기즈 문화자원관리시스템의 운영 및 참여 기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밖에도 유목민 박물관 디지털 아카이빙실에 기자재를 설치하고 개소식 행사를 지원하는 한편, 아카이브를 위한 운영위원회 및 실무위원의 역량강화 워크숍을 진행했다.

3차년에는 키르기즈공화국 문화부와 5개 컨소시엄 기관이 ODA 직접 수혜자로 참여하며 작년보다 수혜 기관이 늘어나게 되었다. 수혜 기관으로는 국립박물관인 국립역사박물관, 국립미술관, 프룬제박물관, 유목민박물관, 술라이만토 국립역사고고학박물관이 있다. 올해 ODA 사업의 주요과업은 크게 3가지로 키르기즈 디지털문화자원관리시스템(KCRMS) 고도화, 디지털문화자원관리시스템에 입력된 자료의 양질화, 문화자원 디지털 아카이빙 및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 연수다.

이에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린 초청연수는 그간의 주요 과업인 디지털문화자원관리시스템(KCRMS)의 결과를 선보이고, 관계자들의 문화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시간이었다. 이 기간 동안 초청 연수자들은 문화자원 활용 콘텐츠 개발과 문화예술교육 개발 연수 등 두 가지로 나뉘어져 교육을 받았다. 특히 ODA 수혜 박물관 교육 담당 직원들이 국내외 박물관의 교육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개회식에서 “문화란 인류 공통의 지혜이며, 키르기스스탄의 아름다운 문화자원에 공적개발원조를 통해 ACC가 인류의 지혜를 배우고 소통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강조했다.

아이다 이스마일로바 주한키르기즈공화국대사는 “키르기즈의 중요한 역사, 문화, 예술 자원들이 디지털화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도와준 ACC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깊은 교류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화가 국력이 된 시대, 이제 한강의 기적을 넘어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아시아 문화 동반성장의 길목에서 ACC와 키르키즈 공화국이 함께하는 미래가 기대된다.

by
송재영 (tarajay@naver.com)
Photo
ACC 제공, 디자인아이엠 포토그래퍼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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