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 애니메이션 친구들

제2회 ACCF 애니메이션 모꼬지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 로버트 태권V가 우뢰매에 이어 애니메이션 실사 합성 영화로 여름방학을 강타하다!”
“달려라 달려 로버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버트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

19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필자와 같은 세대들은 방학이나 주말이면 구동 시민회관에서 상영했던 로버트 태권V와 같은 만화영화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1980년대 대한민국 어린이들은 일요일 오전이면 <은하철도999>, <우주해적 캡틴 하록>, <우주전함 야마토>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졌던 것 같다. 물론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무적의 용사 황금날개>, <전자인간 337>, <똘이 장군> 등도 있었네요. (필자가 남성이라 남성적 애니메이션만을 기억하고 있음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광주 최초의 공공문화시설, 광주시민회관

광주광역시 남구 구동에 있는 광주시민회관은 1971년 오픈한 광주 최초의 공공문화시설입니다. 지금은 광주시민회관이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2018년)도 열리고, 2020년에는 청년창업 공간으로 탈바꿈되었지만, 1970, 80년대 광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세대들에게는 아마 문화 예술적 경험의 최초 장소 중 하나, 혹은 유일한, 곳이었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그때에는 시민회관 근처에 동물원도 있었으니, 2023년 지금 구동/사직동을 걷는다면 그런 추억들이 많이 소환될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의 문화적 공간, 어린이문화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는 다양한 공간이 있습니다. 예술극장, 문화창조원, 문화정보원, 아시아문화광장, 그리고 어린이문화원. 1970, 80년대의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적 공간으로 광주시민회관이 있었다면, 2020년대 어린이들을 위한 광주의 대표적 문화적 공간은 ACC 어린이문화원이 아닐까 합니다.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에서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검색해 보면, 시청 내에서 운영하는 안전 체험관, 국립광주과학관의 어린이 체험관, 5·18자유공원의 역사체험,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의 어린이 교육 체험, 김치타운 내 김치 체험, 북구 우치공원의 놀이동산 및 동물원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외로 많은 공간이 있을 것 같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또 한 가지 깜짝 놀란 경험은 의외로 많은 광주시민들이 ACC 어린이문화원이 존재함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2회 ACCF 애니메이션 모꼬지

10월 8일~9일까지 ACC 어린이문화원에서는 ‘제2회 ACCF 애니메이션 모꼬지’가 열렸습니다.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의 극장판 작품들(윌벤져스, 공룡탐험대 다이노맨, 레이보우버블젬, 뒤죽박죽섬의 빗풋패밀리,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캐리와 슈퍼콜라, 고고다이노 우리동네공룡, 상상꾸러기 꾸다, 샤샤&마일로, B패밀리, 주키즈 베베, 엄마의 땅)을 볼 수 있으며, 쉽게 접할 수 없는 독립 애니메이션들(리토와 펭찌, 엄마 어디가, 에러, 마이 차일드, 추신, 소다와 설탕은 적절히)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페이퍼 토이 만들기>, <플립북 만들기>,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 <애니메이션 성우되기>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었고, 어린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있었던 추억의 만화영화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위상만큼이나 부대시설도 훌륭합니다. 간식 및 식사를 할 수 있는 도시락 쉼터, 부모의 잠깐의 휴식을 가능케 해주는 유아 놀이터, 어린이문화원 루프탑에는 멋진 야외 상상 정원과 어린이 옥상 놀이터가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훌륭한 시설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노래하고 춤추는 캐릭터 퍼레이드

놀이동산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는 퍼레이드인 것 같습니다. 이번 애니메이션 모꼬지에서도 ‘칙칙폭폭 애니메이션 친구들과 함께하는 캐릭터 퍼레이드’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추억과 상상력은 이런 노래하고 춤추는 순간에 있을 것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애니메이션을 같이 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면서 엄마, 아빠의 두 손을 잡고 공중을 뛰어오르는 경험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고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학자 니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노래하고 춤추면서 존재와 하나가 되고,
걷고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춤을 추며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by
구태오 (rnxodh@naver.com)
Photo
디자인아이엠 포토그래퍼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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