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을 담고 있는 광주의 이색 카페들

포토 에세이

“광주”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아마도 ‘먹거리’일 것이다. TV 프로그램에도 많이 소개되었던 떡갈비, 오리탕, 육전 외에도 야구장 필수 먹거리로 더욱 유명해진 양동시장 통닭이나 지역 정체성과도 밀접한 광주 주먹밥, 전국의 빵 애호가들을 불러 모으는 로컬 빵집들과 MZ 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한 예쁜 카페들과 술집 등이 지역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을 이끈다.

한편, “광주(남도) 음식은 다 맛있어!”라고 하는 공식 때문인지 몰라도 누군가 ‘광주 가면 뭐 먹어야 해? 추천해 줘!’라고 하면 “어디를 추천해야 ‘광주에서 잘 먹고 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라며 더욱 신중하게 고민하게 된다. 카페들은 더욱 그러하다. 굳이 이 지역이 아니더라도 어디를 가서든지 똑같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벗어나 이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고, 이곳이기에 의미와 가치가 더해지는 곳은 어디일까?

본 기자는 그 해법을 지역 생산물(농수축산물, 특산물)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그동안 TV 속 많은 프로그램에서도 지역특산물을 소개해왔고, 지역 생산물을 활용한 음식과 레시피, 음식 공간 등이 무수히 소개되었다. 그렇다. 어느 지역이나 자기 고장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이 있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 품목들이 있기 마련이다. 예컨대, 제주 귤, 나주 배, 상주 곶감, 논산 딸기, 고창 복분자, 금산 인삼, 공주 밤, 가평 잣, 강원도 감자, 보성 녹차, 횡성 한우, 벌교 꼬막, 영덕 대게, 영광 굴비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 생산물은 초콜릿, 막걸리, 아이스크림, 빵 등과 같은 가공식품으로 재생산되어 지역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광주 지역특산물로는 무엇이 있을까? 출하량이 적어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다고 하는 무등산 수박, 광주 시민조차도 잘 모르는 춘설차와 춘설빵? 광주 시민조차도 흔히 볼 수 없고, 잘 모르는 특산물은 일단 두고... 광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하여 메뉴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두 카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한다.

본 기자가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광주의 대표 농산물을 이용하여 지역 농가도 살리고, 우리에게 지역의 우수한 먹거리를 보급해 주고 있는 <카페본빵>과 광주, 전남 각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티와 로컬 재료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티 에디트>다.

우리 밀과 우리 보리, 오월 광주를 주재료로 하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본량동에 위치한 <카페본빵>과 본빵협동조합은 광산구에서 생산된 우리 밀과 보리를 활용한 제품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가치를 담고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광주광역시 그리고 우리 밀 최대 산지인 광산구만의 '지역성'을 곳곳에 녹여내고 있다.

<카페본빵>은 우리 밀과 우리 보리로 만든 찰보리빵을 비롯한 맛있는 빵과 생산자 이름을 내건 매실과 식혜 등의 본량동 로컬 음료와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다. 이곳에서는 우리 밀, 보릿가루, 쑥, 양파, 감자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산물을 활용하여 제품으로 개발하고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농가의 고민을 덜어주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바른 먹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사진전 및 오월주먹빵 클래스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카페 야외 공간의 우리 밀을 바탕으로 한 인테리어 또한 눈에 띄었다. 본빵협동조합의 대표 상품인 '오월주먹빵'은 오월하면 떠오르는 음식인 주먹밥을 모티브로 함으로써 광주의 오월을 알리고 기억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산물을 주재료로 하여 생산하고 있다.

로컬 티와 푸드로 스토리텔링하다

<티 에디트>를 발견하게 된 계기는 KTX에서 우연히 읽게 된 매거진 때문이었다. 광주 지역의 정체성과 예술성, 진정성을 반영하고 있는 독창적인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동구의 한 전통찻집의 사진과 음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친구에게 충동적으로 ‘Go!’를 외치고 다녀왔는데, 사진 속 보았던 고즈넉한 한옥의 외관도 외관이지만, 독창적인 메뉴와 메뉴명이 매력적이었다. 예컨대, ‘바람재 산목련’ ‘억새가득 장불재’, ‘비자나무에 맺힌 이슬처럼’, ’곡성 사과를 곁들인 로즈메리 그린티‘, ’완도 톳가루를 올린 유자 크림치즈케이크‘ 등 무등산을 비롯하여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로컬 티와 식재료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이다.

전남 장흥의 흑차, 보성의 백차, 함평의 청차 등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차와 곡성 사과, 구례 오미자, 화순 복숭아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주·전남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광주와 전남의 지역성을 담아내는 한편, 커피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도 차 문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플레이팅 된 차구와 한국의 전통적인 매력과 현대적인 감각이 곁들여진 세련된 매장 인테리어 등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본 기자가 직접 다녀온 결과 앞서 소개한 두 공간은 광주를 방문하는 외지인에게 매력적인 지역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한다. 사진을 찍었을 때 SNS에 올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세련된 외관과 플레이팅은 기본이요,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산물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바른 먹거리를 통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으며, 지역민에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생산물을 판매하고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지역 생산물에 대한 전국적인 홍보까지 더할 수 있는 일석 다조의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소비하는 커피 양이 전 세계 6위에 달한다고는 하는데, 이번 주말은 광주·전남의 지역 생산물을 활용하여 지역성을 표출하고 있는 이색 공간들을 방문하여 색다른 경험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지 추천해 본다.

by
채지선 (history-2000@hanmail.net)
Photo
채지선
공감 링크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