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요가 축제
UN 세계 요가의 날 in ACC, 광주
요약정보
- 아티클
- 교육·포럼
- #문화
- #아시아
- #광주광역시
한 나라의 문화를 알아간다는 것
요즘 한국을 아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의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묻는다면 그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아마도 많은 사람은 케이컬쳐(K-Culture) 특히, 케이팝(K-Pop), 방탄소년단(BTS)과 같이 한국의 음악과 아이돌 문화에 관해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우스갯소리처럼 떠드는 ‘두 유 노 김치?’를 통해 한국의 음식문화가 어떻게 알려지고 변화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저 ‘김치’를 알리기 바빴던 과거를 거쳐 이제 세계의 사람들은 한국의 음식문화, 특히 다양한 조리법에 주목한다.
한국 드라마(시리즈)가 유행하며 한국의 놀이와 달고나 같은 군것질거리가 유행했고, 사극을 통해 한복의 아름다움과 신분과 역할을 나타내는 각양각색의 모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렇게 다양한 한국의 문화들이 세계에 알려지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여전히 다방면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고, 반대급부로 일부에서는 한국 고유의 문화를 폄하하고 훼손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문화’라는 것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고 하나의 문화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 다분한 노력과 부침이 있었을 것이다. UN 세계 요가의 날을 맞이해 지난 6월 24일 ACC에서 진행된 ‘ACC 요가 축제’는 ‘요가’라는 문화가 어떻게 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행사였다. 우리가 인도라는 나라를 떠올렸을 때 빠지지 않고 언급하는 ‘요가’, 과연 요가가 가진 매력이 무엇이기에 인도하면 다들 요가를 떠올리고 요가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단단히 인도의 문화로 자리매김했을지 이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ACC 요가 축제’로 자세히 들여다봤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휴식
이날 행사는 오전부터 시작된 문호리 리버마켓을 비롯하여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경기도 양평에서 진행되는 플리마켓으로 다양한 예술가와 농부들이 만들어 가는 특별한 마켓이다. 건강한 먹거리부터 직접 디자인한 옷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는 문호리 리버마켓과 함께 광주관광재단, 광주 동구청, 대한적십자사 등이 참여해 체험과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과 UN 세계 요가의 날을 기념해 열린 행사이니만큼 주한인도문화원이 운영하는 인도 문화체험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힌디어로 이름을 써보는 체험을 진행하는 주한인도문화원 부스에서 누군가의 이름이 쓰인 카드를 보았다. 인도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1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가 약 29개이고 1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는 121개에 이르는데, 이 중 힌디어는 인도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언어라고 한다.
인도 문화에 대한 새로운 배움과 더불어 요가가 주는 휴식(힐링)을 체험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빠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휴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 취다선이 진행한 차 명상 클래스는 신체 활동을 통한 휴식인 요가와 더불어 우리의 마음의 휴식에 집중한다. 준비된 차를 마시며 혀와 코를 통해 느껴지는 맛과 향에 집중하며 천천히 나를 알아가는 명상의 길로 안내한다.
30명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차 명상 클래스와 달리 메인 무대에서 진행된 저녁 시간 엠비언트 음악 명상 시간은 요가가 가진 휴식과 힐링의 면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도에서 요가는 마음과 정신의 조화를 추구하는 수련법으로, 단순히 자세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기를 알고 존재의 일체감을 추구하는 학문으로 본다. 이러한 조화를 위한 방법인 명상을 300여 명의 참여자가 동시에 한 장소에서 진행하는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요가를 통해 찾아가는 휴식의 과정
다양한 부대행사도 흥미로웠지만, 요가를 즐기는 요기(Yogi, 요가 수행자)들이 기다렸던 시간은 인도의 전통 요가와 빈야사 요가, 인사이드 플로우 요가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한 300여 명의 인원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광장을 채우고 함께 같은 동작을 수련한다. 지하에 자리 잡은 거대한 광장에서 진행되는 행사였던 만큼 주변을 어지럽히는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내가 경험한 요가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도달하고자 하는 상태에 도달하는 과정이었다. 도시의 소음과 단절된 광장에서 주한인도문화원에서 진행한 인도 전통 요가를 함께 수련하는 참여자들은 나무 자세, 낙타 자세, 코브라 자세, 쟁기 자세, 메뚜기 자세 등 자연에서 따온 이름들을 가진 자세들을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만큼 완성해 나아갔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몸과 마음에 필요한 휴식을 찾아간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UN 총회에서 세계 요가의 날 도입을 제안하며 “요가는 몸과 마음의 통일, 생각과 행동의 통일, 제약과 수행의 통일, 인간과 자연의 조화, 건강과 행복에 대한 거시적 접근법이 있습니다. 요가는 운동이 아니라 우리 자신과 자연이 하나 됨을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의식을 키우면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는 세계 요가의 날 도입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라고 말했었다.
요가에서 하나의 자세를 완성한다는 것은 남이 보기에 완성됨을 의미하지 않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의 과정이다. 요가의 자세들이 정적으로 보인다고 해도 그것은 절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며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 각자의 방식으로 도달해 가는 과정이다. 이는 인도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만큼, 그들이 믿는 신만큼 다양하며 그 다양성은 누구도 틀렸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요가’가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존재의 일체감이라는 통일로 나아가지만, 그 과정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더불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UN 연설에서 언급한 건강과 행복에 대한 거시적 접근법이라는 측면에서 ‘ACC 요가 축제’ 참여자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요가를 통한 도심 속 휴식을 찾으며 그 누구보다도 진취적으로 자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요가와 명상, 정지한 것 같아 보이는 순간에도 스스로의 몸과 마음의 통제를 놓치지 않으며 그 너머의 완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각자에게 필요했던 진정한 휴식을 ‘ACC 요가 축제’를 통해 찾아갔길 바란다.
- by
- 임우정 (larnian_@naver.com)
- Photo
- 디자인아이엠 포토그래퍼 송기호, ACC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