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전문인 콘텐츠 실행 1기 교육프로그램

ACC 문화교육

변화하는 예술 현장에 맞춰 전문성도 진화한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MR(혼합현실), XR(확장 현실), 디지털트윈(가상모형), 메타버스(가상현실) 등 수많은 디지털 용어가 계속 쏟아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예술 현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예술가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형식의 예술을 시도하고 있고, 전시를 관람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전문성이 요구된다.

ACC 전문인 : 새로운 예술 현장의 인재

“교육과 현장, 사이가 너무 멀어요.
교육 후 현장에서 직접 제작, 기획하며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안타까워요.”

-문화교육과 채문정 학예연구사-

ACC에서는 이러한 변화하는 예술 현장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전시테크니션> 교육을 시작으로 8년간 약 2,800명의 문화 예술 전문가를 배출했으며, 이어 <시노그라퍼>1), <융복합문화기획자>, <음향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 2022년에는 <ACC 전문인>이라는 이름으로 예술 분야 전문가 및 예비 전문가를 위한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2023년에는 각 세부 교육프로그램을 정례화했다.

<ACC 전문인>은 세 가지 교육과정으로 나뉜다. <직군탐색>은 전시테크니션, 융복합 문화기획자, 아키비스트(기록물 유지, 관리, 분류 전문가) 등 직군별 역할을 중심으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이다. <콘텐츠 발굴>과 <콘텐츠 실행>은 콘텐츠에 직접 참여하여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의 두 교육과정이 예비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에 반해, <예술인력 역량강화 과정>은 예술 전문가를 대상으로 창작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ACC에서 진행되는 전문성을 강화하는 교육프로그램은 참여자에게 필요한 교육을 직군별, 역량별, 단계별, 주제별 등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보인다. 특히 <콘텐츠 발굴>은 PART 1-3까지 단계별로 구성되어 있고, 콘텐츠 발굴 전 과정을 수료해야 <콘텐츠 실행>에 참여할 자격을 주기에 진입장벽이 조금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발굴’하는 과정과 그것을 바탕으로 예술 현장에서 직접 ‘실행’해 보는 일련의 과정들이 실제로 일하게 될 현장에서 큰 경험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즉 이론과 실습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현장’과 바로 연결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ACC 전문인 콘텐츠 실행 1기 교육프로그램’ 알아보기

<콘텐츠 실행 1기>는 2022년 진행한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PART 1-3)을 우수하게 참여한 최종 수료자인 ‘ACC 젊은 창작자(ACC Young Creator)’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은 ▲(PART 1)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기본 이론 교육, ▲(PART 2) 장비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실습 교육, ▲(PART 3) 창작 현장 참여 및 가상 콘텐츠 발표, 이렇게 총 3단계로 구성된다.

이렇게 약 1년간의 과정을 거쳐 배출된 수료자 중 5명의 젊은 창작자가 현재 <콘텐츠 실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젊은 창작자들이 자율적으로 모여 팀을 만들어 ‘가상 전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ACC에서는 전문가 멘토 프로그램과 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등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콘텐츠 실행>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스페이셜(spatial.io)’ 내 ‘ACC 복합전시 2관’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주제는 ‘미래 도시문화’와 ‘인간적인 미래 도시’ 등의 키워드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젊은 창작자들은 11월에 전시기획 관련 발표를 준비하고 있고, 이 전시기획은 ‘ACT페스티벌’에서도 소개될 계획이다.

스페이셜(spatial.io) 내 ‘ACC복합전시 2관’(현재 전시 준비 중)

아직은 전시 준비 중인 가상공간인데, ‘스페이셜(spatial.io)’ 내 ACC 복합전시 2관에 들어가서 둘러보았다.
마치 게임을 하듯 내 캐릭터가 공간을 돌아다니며 전시를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예비 전문가를 위해 : ACC 전문인 선후배의 만남

지난 6월, <콘텐츠 실행> 관련하여 ACC 전문인 선후배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특별 강연은 전문인 교육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강연을 맡은 염인화 작가2)는 2019년 ACC 전문인 교육 ‘CT프로그래머’ 및 ‘융복합콘텐츠기획자’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2023 ACC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이날 진행되었던 강연에서는 각각 다른 개념이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AR, VR, MR, XR, 디지털트윈, 메타버스’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고, 메타버스 플랫폼 ‘스페이셜’에서 전시를 어떻게 구현하는지 사례를 살펴봤다.

가상 전시가 실물 전시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장점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가상 전시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시청각 장애인의 접근성을 도와준다든지, 접근성 향상을 위한 장치를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는 관객 경험을 평가하고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관객이 어떤 작품을 클릭하고 어떤 작품을 오래 봤는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 환경 변화에 따라 예술의 형태도 변화하고, 전시의 형태도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콘텐츠를 관람하는 형태도 생겨났다. 이에 따라 가상 전시도 그저 가상의 공간에 작품을 단순히 디스플레이하는 형식이 아니라, 그 가상 전시라는 특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가상 전시의 장점을 특화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상 전시 저작자로서의 예술기획자와 실물 전시의 예술기획자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내용도 가상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 예비 기획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ACC 전문인 선후배의 만남을 통해, 염인화 작가의 연구와 경험을 공유하고 예비 기획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ACC 전문인 <콘텐츠 발굴/실행> 프로그램은 ‘하나의 융복합 콘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콘텐츠를 실제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육 현장과 예술 현장을 하나로 연결해 준다. 또 하나의 유의미한 지점은 ACC 전문인 교육프로그램을 수료한 참여자가 전문가로 성장하여, 후배 참여자에게 성장 사례를 보여주고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많은 젊은 기획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험해 보는 것, 그것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할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변화하는 예술 현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예비 전문인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

ACC전문인 <콘텐츠 실행> 참여자 인터뷰

ACC 젊은 창작자, 유현진씨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왜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되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유현진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클래식 작곡을, 대학원에서는 전자 음악 작곡을 공부했습니다. 평소에 전시를 보고 사유하는 것을 좋아해서 전시를 즐겨보는데요. 관심 있는 예술 작품을 대할 때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하였고 자연스레 다른 분야 작가와의 협업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야를 알게 되면 소통과 작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에게 융복합 콘텐츠, 미디어파사드에 관련 교육이 작업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2022년에 진행했던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은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었나요?

    <2022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은 PART 1-3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교육과 실무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먼저 교육 부분에서는 미디어파사드 전시 전반에 대한 교육과 미디어 기자재를 이용한 실습, 맵핑을 이용한 미디어파사드의 이해 및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디어파사드는 어떻게 제작되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실무로는 전시 오픈식 준비에 참여하며 현장경험을 하였고, 직접 전시기획안을 작성해 보고 피드백 받는 과정을 통해 전시기획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 <2023 콘텐츠 실행>에서는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2023 콘텐츠 실행> 프로그램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메타버스 플랫폼인 ‘스페이셜(Spatial)’ 내 ‘ACC 문화창조원 복합문화 2관’의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공간에 대한 이해와 사례분석,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함의를 생각해 보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획의 주제가 여러 작가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방식과 시선으로 다채롭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다양한 관점(기술, 아이디어, 방식 등)을 하나로 묶어내 관객이 주제의 통일성 안에서의 다양성을 경험하도록 하고, 각각 개개인의 사유를 이끌어내는 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ACC 젊은 창작자, 이채린씨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왜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되었나요?

    안녕하세요. 이채린이라고 합니다. 저는 영상학과를 졸업해 의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는데요. 브랜드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보도국에서 FD로 일했고, 인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잠깐 활동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보며,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마음속 깊은 곳까지 편안함을 주는 것이 예술이었습니다. 하지만 선택하는 과정에서 두려움이 생겼고, 마지막으로 확인을 해보기 위해 조금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콘텐츠 발굴/실행>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 2022년에 진행했던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은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었나요?

    저의 경우는 1년간 ACC에 드나들며 보고, 느꼈던 것들이 조금씩 축적되어 하나의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기획자, 작가, 연구사님들을 만나고, 지속해 전시를 보고, 공간을 향유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에서 예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ACC는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예술 씬 안에서의 교류를 장려하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기회와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있다는 생각에 든든하고,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 <2023 콘텐츠 실행>에서는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콘텐츠 실행’ 과정을 거쳐 온 지 4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기획 막바지에 이른 지금의 고민은 어디까지가 전시이고 아닌지, 전시 형태가 변화할 때 전시는 어느 선까지 존재하게 되는지 가늠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고민하는 지점입니다. 현재 기획하는 전시는 가상의 복합 2관에서 근래 큰 이슈인 ‘비인간’을 이야기하는 가상 전시입니다. 공간에 워킹 스테이션 게임 방식을 더해 ‘체험’과 ‘관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1) [도서] 프랑스 시노그라퍼(1975-2015) 뤼크 부크리스, 마르셀 프레드퐁 등저
2) 염인화 작가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확장현실(XR) 연구자이며, 확장 현실(XR) 기반 바이오테크 R&D 스타트업 바이오브(https://biove.io)의 창립자이다.




by
소나영 (nayeongso@daum.net)
Photo
디자인아이엠 포토그래퍼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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