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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지 끝마다 색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계절이 다가왔다. 가로수마다 이제 막 피어난 연한 초록 잎과 서로 자랑하듯 고개를 내민 꽃들은 회색의 도시에서 가장 먼저 따뜻함을 전하는 이들이다. 오늘은 길을 걷다 반가운 5월의 이팝나무꽃을 마주했다. 계절은 아직 4월에 있지만 이팝나무꽃은 곧 다가올 5월의 광주를 기억하고 그 길에 미리 마중 나와 있다.

5월이면 광주를 하얗게 뒤덮는 이팝나무는 광주의 5월을, 5‧18을 상징하는 나무이다. 마치 하얀 쌀밥이 눈처럼 소복이 내려앉은 듯한 특유의 자태를 자랑하는 이팝나무는 1980년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용감한 시민들, 또 시민군을 위해 아낌없이 주먹밥을 만들어 내놓았던 시민들과 닮아 광주의 5월을 상징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피어난 새하얀 이팝나무는 금남로 거리를 가득 메우며 저마다의 함성으로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5월의 광주는 대한민국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이제 오월 영령들의 처절했던 민주주의를 향한 외침은 그들의 눈물로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통해 광주를 넘어 아시아로, 그리고 세계를 향해야 할 것이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일원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문화예술로 승화하여 세계인과 공유해 오고 있다. 올해도 ACC는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에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3 ACC 민주·인권·평화 캐릭터 공모전’을 개최한다. ACC 민주·인권·평화 공모전은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여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기획된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웹툰, 동영상, 포스터, 일러스트, 그림일기 등 다양한 콘텐츠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이야기가 캐릭터로!

올 해 공모전 주제는 ‘민주·인권·평화 가치 및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성을 담은 밝고 미래지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명칭’이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 광주의 5월을 담은 민주·인권·평화의 캐릭터를 제안하였다.

요즘 대화창에는 텍스트만큼 이모티콘도 많이 등장한다. 어떤 대화는 텍스트 없이 이모티콘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할 만큼 온라인 소통 수단으로서의 캐릭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을 필자도 체감하고 있다. 또 지역이나 브랜드에서도 저마다의 캐릭터로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고 콘텐츠나 상품에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CC의 이번 공모전은 캐릭터를 통해 어쩌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민주·인권·평화 가치와 5·18민주화운동에 남녀노소 누구나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번 공모는 청년·일반부와 어린이·청소년부 2개 분야로 나눠 진행되었다. 청년·일반부는 만 19세 이상, 어린이·청소년부는 만 18세 이하가 대상이었다. 일반시민 누구나 자신의 상상력을 담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의 기회가 되었다.

심사는 두 차례에 걸쳐 명칭, 주제 관련성, 작품성, 대중 친화성, 활용성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진행하며, ACC의 민주·인권·평화 가치 나눔 사업 관련 전시·교육·교류·홍보 등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민에게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캐릭터를 총 20가지의 작품을 선정할 예정이며, 최종 결과는 오는 5월 8일 발표된다. 입상자에게는 문체부장관상·전당장상과 함께 모두 1,6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ACC 오월문화주간과 민주·인권·평화 관련 대표 캐릭터로 팬 상품 제작과 각종 홍보물에 활용될 예정이며, ACC미디어 월과 누리소통망(SNS) 등 ACC의 각종 홍보 매체에 게시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교류홍보과(062-601-4264)로 문의하거나 ACC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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