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평화(Love&Peace)>

2022년 아시아문화주간

# ‘아시아문화마당’ 파빌리온·아트마켓 눈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사랑과 평화(Love&Peace)’라는 주제로 문화축제를 마련했다. 10월 7일부터 23일까지 아시아문화광장 일대에서 선보이는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서 공동체 상생을 모색하는 자리를 펼친 것.

아시아 카펫 스페이스 그네부분 전경

특히 관객들의 발길을 붙든 것은 아시아문화주간을 상징한 랜드마크 구조물(아트 파빌리온)이었다. 아시아문화광장의 미디어월을 배경으로 회색빛 전당에 시각적으로 화려한 색채로 대비를 이뤘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카펫 등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적인 패턴 위에 구조물을 설치, 끈으로 결을 넣어 벤치와 그네 역할을 하면서 경쾌한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전당을 찾은 이들은 직접 그 위에 앉아 보기도 하고 그 너머로 문화전당을 바라보며 구조물과 공간이 어우러진 풍경을 즐겼다.

행사 기간 중 15~16일에는 아시아문화주간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길거리마켓을 콘셉트로 내세운 아시아아트마켓이 광장 일대에서 일렬로 열려 아시아의 여러 공예품은 물론이고, 지역 예술가들의 소장품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아시아문화주간 전당에서는 공연과 전시, 회의포럼, 행사교육 등 33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CC 창제작공연 ‘마디와 매듭’, ACC 국제공동창제작1 ‘공허와의 만남’, ACC 창제작공연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 등 전당이 창제작한 풍성한 무대부터 제4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아시아무용커뮤니티위원회, 아시아문화포럼, 아시아스토리텔링위원회, 아시아창작공간네트워크초청교류세미나 등 전당의 주력사업에 기반한 행사 등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아시아 국가와의 수교를 기념한 전시와 북 콘서트가 진행돼 아시아문화주간 행사의 취지를 빛냈다.

# 한국-요르단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연대와 환대’

먼저 한국-요르단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연대와 환대’라는 타이틀로 10월 5일부터 23일까지 문화정보원 국제회의실 입구부터 문화창조원으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열렸다. 전시에는 한국 작가 8명, 요르단 작가 13명 총 21명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는 김현수와 안세은, 오정현, 이주은, 정찬민, 정철규, 채정병, 최수정, 가디어 사이드, 나흘라 타바, 누르 타허, 사머 타바, 제이드 샤와, 아미나 망고, 도디 타바, 디나 하다닌, 파디 하다딘, 주만 님리, 라야 카시시에, 사이카 이브라, 위다드 알나셜이다.

정철규, <내일은 어떨까요?>, 2021
정철규, <짝사랑 실험실_요르단 962-000>, 2022

이들은 요르단 현지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안세은 작가를 중심으로 지난 2020년부터 전시가 열리기 전인 9월까지 총 45회에 걸쳐 작품을 교환해가면서 작품을 전개했다. 한국, 요르단 작가들이 서로 작품을 바꿔가며 완성한 작품들인 것이다. 전시장에는 드로잉과 설치, 영상 등 60여 점의 작품이 걸렸다.

전시에는 작가들이 협업해 완성한 작품 외에도 요르단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사진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요르단의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었다.

전시 기간 중 14일 오후 2시에는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됐다. 요르단 작가 나흘라 타바(Nahla Tabbaa)와 제이드 샤와(Zaid Shawwa)가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관객들과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나흘라 타바는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는 자연과 금속, 화학물 등을 주재료로 삼아 천을 염색한 작품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제이드 샤와는 이번 전시에 안세은 작가와 협업한 황소 작품에 이어 주요 작품인 황소 시리즈를 관통하는 인간과 황소와의 관계 등에 대해 각각 이야기했다.

《연대와 환대》 개막식 전경 전시 설명 중
"자연을 주재료로 삼아 작품을 전개해 완성하면 제 작품이 살아있는 것 같죠.
시간에 따라 작품이 변화하기 때문에 작품의 처음과 끝 모습이 다르거든요.
작품이 변화한다는 것은 곧 제가 달라지는 것 같달까요.
연금술에 관심이 많아 여러 실험을 하고 이같은 방식을 작품에 적용하고 있어요"

- 나흘라 타바 -

"등에 무거운 짐을 진 황소.
주어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하는 모습이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가 인생을 컨트롤한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인생이 우리를 컨트롤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인간의 삶과 죽음, 인생을 작품에 담아 작품을 본 관객들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 제이드 샤와 -

한국은 물론이고 광주를 찾은 게 처음이라는 두 작가는 아시아 대륙의 양 끝에 위치한 한국과 요르단이 시각예술을 매개로 작품세계를 공유하고 전시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 뜻깊다면서 이후에도 광주를 다시 찾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전시와 작가와의 대화는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먼 거리와는 다르게 양국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 한-카자흐 수교 30주년 기념 ‘ACC 카자흐스탄 이야기 그림책 북 콘서트’

한국과 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는 ACC 아시아스토리커뮤니티사업으로 아시아 이야기책을 활용한 독서 문화 프로그램이다. 행사는 16일 오후 1시30분 라이브러러리파크 북라운지에서 열렸다.

한-카자흐 수교 30주년 기념 'ACC 카자흐스탄 이야기 그림책 북 콘서트 참여 모습

이날 소개된 서적은 카자흐스탄 이야기 그림책 ‘용감한 토끼’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10년 넘게 중앙아시아 문화교류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시아 이야기 자원을 공동 발굴해 펴낸 것이다. 중앙아시아 작가 즐크바이 메이르잔이 글을 쓰고 한국 남성훈 작가가 삽화를 그리며 함께 완성했다.

카자흐스탄의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토끼의 모험담을 다룬 이야기다. 주인공인 토끼가 다람쥐와 여우, 뱀을 만나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힘과 용기, 가능성과 도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한-카자흐 수교 30주년 기념 'ACC 카자흐스탄 이야기 그림책 북 콘서트 참여 모습

이번 북 콘서트의 진행은 신은미 책 놀이 전문 강사와 카자흐스탄 문화소개를 맡은 씀밧(Zhlamanova Symbat) 강사가 맡았다. 참가자들은 미리 제공된 키트에 들어 있는 책을 보면서 북 콘서트에 몰입하는 한편, 키트 제공품인 초콜릿을 먹으며 보드게임과 전통 모자를 제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에는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참여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북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아시아문화주간 행사는 ‘사랑과 평화’라는 굵직하면서 전 세계에 당장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아시아문화주간은 국제교류를 바탕으로 아시아의 상생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한편, 위로와 위안을 얻는 시간이었다.





by 김태영
kty_001@daum.net
사진
AC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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