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공연기획자·사운드 아티스트 꿈 키우다

여름방학 ACC TEEN 예비전문인교육 : 공연기획자·사운드 아티스트 진로 체험

"사람들이 주중에는 공연을 보기 힘들 테니까 공연 일정을 주말로 정하는 게 어떨까."
"PPT에 사진은 몇 장 넣는 게 보기에 편하겠어?"
"나는 발표할 때 볼 대본 정리하고 있을게."

24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교육동. ‘여름방학 ACC TEEN 예비 전문인 교육’ 공연기획자 과정 마지막 일정이 한창이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공연기획자 과정 참여자들은 각자 모둠에서 기획한 공연을 발표하기에 앞서 발표 대본과 PPT를 만드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14-스마일 팀과 무채색 팀, 공기 팀으로 나뉜 참여자들은 각각 PPT를 제작하면서 어떻게 PPT 순서를 구성할지, 사진은 몇 장을 넣을지 등에 대해 상의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기획서 작성과 PPT 제작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PPT 제작을 마친 뒤에는 모둠별로 기획한 공연의 발표가 이어졌다. 세 팀 모두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을 주제로 삼은 어린이 공연을 기획했다. 글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이어 이미지와 말로 기획한 공연을 청중들에 알리기 위해 참여자들은 완벽히 숙지한 내용을 바탕으로 뚜렷한 발음과 적당한 목소리로 침착하게 설명했다.

먼저 14-스마일 팀은 해양오염을 주제로 내세운 ‘진짜요? 못 믿어요!’를 제안했다. 인형극 형태로 척박한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어른 거북이가 어린 거북이에게 아름다웠던 바다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구성이다. 리사이클 굿즈를 제작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공기 팀은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2050년의 어느 날’을 기획했다. 도입 부분에서 환경오염에 관한 영상을 함께 보고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은 지구의 도시화가 가속된 2050년이 배경으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자신이 살아온 자연의 모습을 들려주면서 과거를 회상한다는 이야기다. 공연을 보고 나온 뒤 후기를 적는 공간을 마련해 그곳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을 적어보고 이를 공유한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무채색 팀은 지구의 날을 기념해 ‘누가 우리 집 훔쳐갔어!’를 선보였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기 전과 그 이후를 보여주며 동물들의 독백을 통해 인간의 무관심이 초래한 환경 파괴 행위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내용이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상기시키고 앞으로 지구를 위해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 다양한 방안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막이 내려지는 레퍼토리가 흥미로웠다. 세 모둠 모두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각 모둠이 발표한 공연 내용에 귀 기울였다. 모두 공연의 목적과 기획의도가 분명하고, 참여자의 역할과 예산 및 기대 효과, 홍보 방안 등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안해 발표하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다.

# 문화예술 진로 체험하면서 미래 설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전당의 콘텐츠와 연계해 관련 분야 직업을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과정은 무대와 관객을 잇는 매개 역할을 할 ‘공연기획자 과정’과 소리를 연출할 ‘사운드 아티스트 과정’으로 4회차씩이다. 여름방학 동안 문화예술 관련 진로 체험을 하면서 미래 설계를 해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공연기획자이자 배우, 사운드 아티스트 등 전문 문화예술인이 직접 가르쳐주는 데다 실제 그 직업이 전개하는 업무 방식을 그대로 배울 수 있어 이 같은 직업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문화교육동에서 진행된 ‘공연기획자 과정’ 참여자들은 공연기획자란 어떤 직업인지 배우고 어린이 극장을 둘러보면서 무대장치와 조명, 음향 등 다양한 요소를 이해할 수 있었다. 스웨덴 지브라단스의 작품 ‘네네네’를 보고 이야기를 나눴고, 각 모둠별로 주제를 선정해 공연을 기획해 발표했다. 기존 커리큘럼에는 마지막 수업이 기획서 발표였지만, 참여자들의 열성에 PPT 제작 후 이를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ACT스튜디오 음향실에서 운영된 ‘사운드 아티스트 과정’ 참여자들은 사운드 아트와 관련 있는 직업 및 작품을 알아보고 음향 기술 트렌드, 시스템 구성, 공간과의 관계, 사운드 아트 관련 장비와 프로그램 등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를 정하고 플레이어와 믹서를 활용하는 등 실전을 위한 장비를 실습했다. 또 비트 메이킹 드럼 라인을 제작, 샘플링을 통한 비트 메이킹, 사운드 이펙트, 사운드 어레인지 디자인, 사운드 믹싱 등 여러 실습을 해보며 관련 진로를 설계했다.

# 문화전당 강점 살린 직업체험…진로체험 우수 사례 기관 인증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최근 교육부로부터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 우수 사례 기관’으로 선정됐다.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제는 교육부가 학생들에게 무료로 양질의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진로체험기관을 심사, 인증하는 제도이다. 전당은 3개 영역, 10개 지표를 바탕으로 3단계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그렇기에 ‘여름방학 ACC TEEN 예비 전문인 교육’은 창·제작이 가능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강점을 살린 교육으로 청소년에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우수 콘텐츠 인정을 받았다 할 수 있다. 이번 두 과정에 이어 전당이 청소년들을 위해 또 어떤 예비 전문인 교육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by 김태영
kty_001@daum.net
사진
ACC제공
공감 링크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