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함께라면 행복해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문화다양성> 이해하기

다름으로 인해 생기는 갈등의 요소를
음악, 미술, 연극 등의 문화예술 창작 활동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너, 나, 우리 문화다양성을 이해해 본다.

우리 사회에 차별과 혐오의 종류가 많아지고, 분노와 갈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요즘 나와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어우러짐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의 장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에 마련되었다.

지난 7월 13일 수요일 전당 어린이문화원(내 생활문화실)에서 음악 콘서트를 한다고 하기에 그 현장을 찾았다. 다양한 악기 소리가 뒤엉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강의실 밖을 뚫고 나오는 그 열정의 현장을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어린이문화원 생활문화실
어린이문화원 생활문화실

전당은 지난 3월부터 광주교육대학교(이하, 광주교대)와 협력하여 아시아 문화자원을 활용한 초등 대상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협력 개발하고 있다.

  1. 2001년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UNESCO Universal Declaration on Cultural Diversity)
  2. 2002년 국제연합(UN) 매년 5월 21일을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로 지정
  3. 2005년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Convention on the Protection and Promotion of the Diversity of Cultural Expression)
  4. 2010년 대한민국 문화다양성 협약 가입
  5. 2014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지정
    - 법률 제2조 정의에 따르면 “문화다양성이란 집단과 사회의 문화가 집단과 사회 간 그리고 집단과 사회 내에 전하여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것을 말하며, 그 수단과 기법에 관계없이 인류의 문화유산이 표현, 진흥, 전달되는 데에 사용되는 방법의 다양성과 예술적 창작, 생산, 보급, 유통, 향유 방식 등에서의 다양성을 포함한다.”고 함.

「ACC-광주교대 협력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은 ACC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을 통해 배출해 낸 문화예술 전문 인력(이하, 교육 강사)과 광주교대 재학생(이하, 예비 교사)의 만남을 통해 학교 현장에 적용 가능한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현장 실무형 교육이다. 이는 아시아 문화를 중심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의 가치를 이해하고자 하는 전당의 가치를 기본으로 한다.

선발 과정을 거쳐 한 팀이 된 교육 강사와 예비 교사는 3개 팀으로 나뉘어 광주교대 교수진의 지속적인 멘토링을 받고 음악, 미술, 연극, 놀이 등으로 표현하는 「들어볼까? 그림자 속 이야기!」, 「“다 같이, 다 가치” 음악 콘서트」, 「색과 놀이로 표현하는 문화다양성」이라는 세 가지 문화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였다.

프로그램명 대 상 내 용
들어볼까? 그림자 속 이야기! 3-4학년 다름으로 인해 생기는 갈등을
그림자극으로 표현하며, 다양성을 이해
“다 같이, 다 가치” 음악 콘서트 4-5학년 음악으로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알아보며,
공존과 어우러짐을 경험
색과 놀이로 표현하는 문화다양성 5-6학년 다양한 예술 활동과 놀이를 통해
문화다양성을 이해

각각의 프로그램은 모두 4회차(8차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그램당 1회차는 전당에 방문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날의 음악 콘서트는 「“다 같이, 다 가치” 음악 콘서트」 프로그램의 4회차 마지막 수업으로 그동안 아이들이 교육 강사와 예비 교사들과 한데 어우러져 문화다양성에 대해 학습하고, 체험한 결과물을 뽐내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ACC-광주교대 협력 문화다양성 프로그램」 초등 대상 시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림초 5학년 20명의 학생은 지난 6월 중순부터 총 4회(8차시)에 걸쳐 교육 강사와 예비 교사와 함께 문화 공존과 포용을 통해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이해하고, 삶의 태도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졌다.

1회차에는 연극과 놀이를 통해 다름을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 갈등, 상처를 탐구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문화 공존의 의의를 배우고, 2회차에는 그림 그리기와 노랫말 만들기 활동을 통해 노랫말에 담아 전하는 문화 공존과 포용을 통한 어우러짐의 가치를 체험하고, 3회차에는 아시아 악기 체험과 연주를 통해 어우러짐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4회차에는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공존하는 아시아, 다 같이 다 가치 음악 콘서트”에 참여한다.

전당에서 진행된 4회차 수업인 “공존하는 아시아, 다 같이 다 가치 음악 콘서트”는 크게 노래 부르기와 악기 연주하기로 구성되었다.

모둠별로 노래하는 아이들
모둠별로 노래하는 아이들
모둠별로 노래하는 아이들

우선 아이들은 나이, 놀이, 종교, 음식 등 다양성에 관해 직접 만든 노랫말에 교육 강사가 만든 창작곡에 입히고 노래하면서 나와 다른 우리의 문화다양성을 이해하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노랫말 가사에 율동을 만들어 더욱 재밌게 표현하고자 한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잠시 아이들이 만든 가사를 음미해 보자.

“소가 소중해 힌두교, 신을 따르라 이슬람교, 나무아미타불 불교, 하나님께 기도해 기독교”

“육즙 많고 쫄깃한 스테이크, 다양한 맛있는 햄버거, 빨갛고 새콤한 김치, 노랗고 매콤한 커리”

“알록달록 예쁜 지엔즈, 딸랑딸랑 빙글뱅글 테페, 팡피슉 날리는 구렐, 아슬아슬 아찔한 겐다마”

“귀엽고 깜찍한 갓난아기, 착하고 순수한 어린이, 열심히 일하시는 부모님, 칭찬 잘해주시는 조부모님”

생략 표시

“우린 모두 달라요 달라도 함께라면 행복해 같이 모두 다 같이 예! 우리는 소중해 예! 우리는 소중해”

- 아이들이 만든 노랫말 중 -

연주하는 아이들
연주하는 아이들

다음으로 가믈란, 라나트, 콰이반, 코키리코, 파아, 공명벨, 자일로폰, 오션드럼, 레인스틱, 차임벨, 띵샤, 윈드차임, 템플블럭, 북, 장구, 썬더드럼, 게더링드럼, 심벌 등 일부를 제외하고 이름조차 생소했던 악기들의 합주 시간이었다. 아시아의 다양한 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소리 내 봄으로써 다른 모양의 재질의 각각의 소리가 합주를 통해 한데 모였을 때 우리가 하나가 되고, 다양함 속에 어우러짐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육 강사와 예비 교사들은 “음악은 벽을 허물고, 서로 다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악기는 내면을 대신 표현해 준다. 내가 즐거우면 악기도 그만큼 즐겁게 표현할 수 있고, 내가 슬프면 그만큼 우울하게 연주할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된다”라고 하면서 역시 “문화다양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데 있어 문화예술만 한 것이 없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역시나 그들의 말처럼 실제 수업 현장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누구 하나 빠지려는 사람 없이 적극적이었으며, 노랫말 가사 하나에도 어설픈 어색한 율동에도 손뼉 치고 즐거워하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누구나 하나가 되는 힘을 보여주었다.

한편, 계림초 담임교사는 전당에서 추진한 이러한 프로그램이 “학교 교육에서 다루기 힘든 악기, 교구, 교재 등의 다양성을 통해 경험적 차원에서 문화다양성을 경험하고, 다양성의 가치를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하였다.

전당은 실제 수업 반응 및 모니터링 결과 등을 토대로 최종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하여 다음 연도 학교 및 문화소외계층 대상 보급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공교육 현장에서 문화 예술을 통한 문화다양성을 이해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한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화교육과 위상은 학예연구사는 올해 ACC-광주교대와의 MOU 체결을 통해 두 기관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있어서 전당에서 배출하였던 ACC 전문인 수료생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두 기관에서 배출한 인재들의 만남, 실제로 「ACC-광주교대 협력 문화다양성 프로그램」과 같은 협업은 아이들에게 주는 창의적 예술적 사회적 효과뿐만 아니라 ACC 전문인 수료생들에게는 현장 전문성을 함양시킬 기회가 되었고, 예비 교사들에게는 문화예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교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by 채지선
history-2000@hanmail.net
사진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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