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알고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우리 안의 화인(華人) 음식이야기

광주대학교 주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참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협력
“우리 안의 화인 음식 이야기” 강연
5월 31일을 필두로 각계 명사 초청 릴레이 오픈 특강 실시

얼마 전, 모방송에서 서울에 있는 ‘도삭면(刀削面), 딤섬’ 맛집이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도삭면이라고 하는 낯설고 생소한 중국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라(탕, 샹궈, 훠궈), 양꼬치, 꿔바로우를 넘어 MZ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새로운 중국 음식들의 인기 행진을 보면서 식문화를 통한 타문화의 이해와 공감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타국의 식문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아무래도 ‘짜장면’이 아닐까 싶다. 지난 5월 (한때) 우리 국민의 최애 외식 메뉴이자 배달 음식의 전통 강자인 중국 음식 짜장면과 짬뽕을 통한 이해와 공감의 장이 ACC 라이브러리파크에서 열렸다.

「 화인 식문화 」 포스터
「 화인 식문화 」 포스터

자장면이야? 짜장면이야? 표준어 공방
짜장 먹을래? 짬뽕 먹을래? 짬짜면의 탄생

당구장은 짜장면이지... 이삿날엔 짜장이지~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우리 삶에 녹여져 있는 짜장면과 관련된 기이한 공식

짜장면을 언제부터 먹은 거야? 언제 생긴 거지?
짜장면은 중국 음식이지? 그런데 중국에서 먹는 짜장면은 짜고 맛없다고들 하던데? 등

짜장면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야기들은 무수히 많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음식이다. 근래 몇 년간 우리나라를 휩쓴 먹방/쿡방과 같은 음식 방송의 돌풍, 맵찔이/맵부심 등과 같은 신조어의 탄생, 인스타그램/블로그와 같은 SNS를 통해 보기에 좋은 음식을 위한 담아내기 위한 담음새, 차림새에 대한 욕구 등을 통해서 이제는 음식이 단순히 먹고 마시는 생존 수단을 넘어 나를 표현하는 브랜딩 수단의 하나로서 성장하였음을 우리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음식이란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의 총칭으로 기후, 풍토 같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과 같은 인문사회 환경에도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또한, 음식을 먹고, 만들고, 맛이 있고/없고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 사람이기 때문에 내 안의 가치관, 정서, 생활양식 등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음식의 맛과 멋 외에도 음식에 담긴 이야기, 음식을 먹고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스토리를 듣고 이해하고, 음식을 넓은 의미의 문화로써 받아들인다면 지금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이 더 맛있고, 값지지 않을까?

광주대학교(주관기관), 아시아문화전당재단(참여기관), ACC(협업기관) 공동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원캠퍼스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화인 식문화 - VR 실감콘텐츠와 가상박물관>을 테마로 하는 재미있는 대중 교양 프로그램을 하나 기획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곁에 가장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화인에 대해서 짜장면, 짬뽕밖에 모르는 우리 안의 현실에 대한 반성’을 통해 ‘화인의 식문화에 대한 경험이 맛을 넘어 화인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고자 한 것이다.

* 화인(華人)이란 해외에 영구 정착한 중국계 이주민을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에선 화교/화인/화예 등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통상 화교라고 부르는데 더 익숙하다. 중국 정부의 화교화인 정책에서는 엄밀히 말하면 노화교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화교화인, 개혁 개방 이후 새롭게 해외로 진출하여 기반을 마련 한 신화교, 그리고 중국으로 귀환한 귀국 화교화인으로 구분하고 있다.

* 2021년 광주 전남 거주 등록 외국인 기준으로 화인(조선족, 재중동포를 제외한 대만 국적 구화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들어온 한족 중국인, 홍콩인 등을 포함한 용어)은 2위에 달한다.

강의 중인 박찬일 셰프
강의 중인 박찬일 셰프
박찬일 셰프의 강의를 듣고 있는 청중들
박찬일 셰프의 강의를 듣고 있는 청중들

그 첫 타자로 지난 5월 31일 요리 연구가 겸 칼럼니스트인 박찬일 셰프가 ‘짜장면과 짬뽕으로 추억하는 중국집 설화’를 주제로 오픈 특강의 첫 문을 열었다.

박 셰프는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난 사람)로서 가장 가슴 아픈 삶의 궤적을 가지고 있는 한반도 화인들의 삶을 짜장면과 짬뽕이라고 하는 음식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었는데, 예컨대 중국 산둥(山東)과 베이징(北京)의 음식인 짜장과 화인들이 만들어낸 짜장이 어떻게 다르고 한국 사회에서 변형되고 정착되어 가는지 또 그 안에서 화인들의 삶은 또 어떻게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양파 대신 대파, 춘장 어원의 두 갈래, 왜 짜장면의 면이 점점 누렇게 변했는지, 짜장면의 오이와 간짜장의 계란 프라이는 왜 사라졌는지 등’ 그동안 우리가 짜장면을 먹는 동안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음식의 다양한 변주에 대해 이야기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중국과 일본(나가사키, 오키나와)의 짬뽕, 한국 짬뽕의 차이를 설명하고, ‘한국의 국물있는 매운 짬뽕, Jjamppong’이라고 하는 한국화 된 짬뽕의 역유행을 통한 음식문화의 변주에 대해서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강의하는 박찬일 셰프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강의하는 박찬일 셰프

짜장면과 짬뽕을 통한 중국집 이야기를 통해 박 셰프는 우리에게 “중국 음식을 먹으면서 이방인을 수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음식문화를 통해 타민족에 대한 배척을 많이 불식하였다. 우리 민족 또한 다른 곳에서 디아스포라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 와 있는 이방인에 대한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 중략 “구 화교들이 우리나라에서 살면서 자식을 키우고, 한국화 되어 가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서 그들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면 좋겠다” 면서 우리가 중국 음식을 먹으면서 꼭 기억해주었으면 우리 안의 디아스포라에 대한 교훈을 전하였다.

음식은 그 맛을 떠나 외래문화를 접촉하는 최일선의 창구라고 할 수 있다. 박 셰프의 강연을 들으면서 화인들이 이 나라에 들어와 짜장면과 짬뽕을 전파하고, 우리나라에 대표 국민 음식으로 정착시키기까지 그들의 녹록지 않은 삶은 어떠하였으며,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편견은 어떠하였는지를 반성해 보았다. 입으로 배우는 구 화인의 유입과 정착기, 그리고 그들의 현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음식이 단순히 배불리 먹고 마시고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배려의 산물임을 깨닫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난 후 경품 이벤트를 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 경품 이벤트를 하고 있다.

「 우리 안의 화인(華人) 음식이야기 」는 5월 31일 박찬일 셰프의 ‘짜장면과 짬뽕으로 추억하는 중국집 설화’ 강연을 필두로 10월 말까지 매월 한 차례씩 총 6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관계자는 6차례의 강의를 통해 “새로 유입되고 변화하는 광주 화인들을 알고, 또 이들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전하였으며, 향후 진행되는 세부 일정 및 테마는 다음과 같다.

오는 6월 29일 수요일에는 강태안 Global Tourism Seoul 대표가 ‘미식과 예술 사이: 아시아 주요 도시 사례’를 주제로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가득한 아시아 미식문화를 소개한다.

7월 27일 수요일에는 이정희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가 ‘한국 중국집의 역사와 화인의 역할’을 주제로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가장 대중적인 외식공간인 중국집 이야기를 중심으로 화인의 역사를 풀어낸다. 8월 28일 일요일에는 노풍언 만화가가 ‘음식은 기억과 함께 : 초년의 맛’을 주제로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초년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유쾌하게 되살린다.

9월 28일 수요일에는 김지교 문화유산연구소 대표가 ‘디지털 세계에서 생명력을 이어가는 문화유산 이야기’라는 주제로 문화유산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그 가치를 무한히 이어나갈 수 있는지를 탐색해본다. 10월 26일 수요일에는 심효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학예연구사가 마지막 강연자로 나서 ‘냉장고 인류: 생활문화 연구에서 전시와 출판까지’라는 주제로 차가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냉장고 인류의 연대기를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해본다.

강의는 당일 선착순 현장 접수로 신청하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문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문화사업개발팀 062-601-4645~6,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https://www.acc.go.kr/)를 이용한다.





by 채지선
history-2000@hanmail.net
사진
송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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