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어머니 15인의 노래

내 이름은 5·18 어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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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오월어머니 노래 」행사

해마다 망월묘지를 향하는 길목에 서면 하얀 고봉밥처럼 피어나는 이팝나무 꽃을 보게 된다. 도로변 3km를 가득 메운 이팝나무는 1980년 당시 광주시민들이 주먹밥으로 허기를 달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상징이다. 그래서 광주에서는 이팝나무를 ‘오월의 꽃’으로도 부른다. 꽃말 ‘영원한 사랑’을 간직한 ‘오월의 꽃’ 이팝나무가 <오월어머니의 노래> 음반 표지를 하얗게 장식하고 있다.



‘오월어머니의 노래’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담아 민주・인권・평화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함께 3여 년 동안 준비하였다. 지난해 10월 3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울려 퍼진 ‘오월어머니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고 눈시울을 뜨겁게 달구었다. 자식을 잃은, 형제를 잃은, 남편을 잃은 분노와 한이 노래로 승화되면서 ‘어메’들의 가슴 위로 ‘오월의 꽃’이 가슴 시리도록 피어났다.

‘금남로가 내 집인 어메’, ‘봄이 오면 서러운 어메’, ‘천리 먼 길 가시밭길 통곡의 세월’, ‘그 누가 알까 산천은 알까’ 합창곡 ‘5·18 어메’에 나오는 구절들이다. 노쇠한 나이에도 개의치 않고 아직도 금남로를 내 집 삼아 ‘진상규명’, ‘옛 전남도청 원형복원 투쟁’에 앞장서는 열다섯 분 어머니들의 절규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보고 싶어 눈물 나서 눈가를 닦고 또 닦았다는 어머니들. 나 죽고 나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까 봐 부르고 또 불렀다는 오월 어머니들! 처음 음반 작업에 참여할 때는 어머니들의 삶이 노래가 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단다. 하지만 직접 발표회도 갖고 음반이 완성된 것을 보니 기적처럼 응어리진 한도 풀어진다는 어머니들이다.



열다섯 분 어머니들의 삶 이야기는 2019년에 광주전남작가회 소속 작가의 손을 빌려 구술 에세이와 시로 엮어 책자 ‘어머니의 노래’로 발간한 바 있다. 이어 2020년에는 어머니의 노래 콘텐츠 제작사업으로 작사·작곡이 완성됐고, 2021년에는 음반과 영상이 완성됐다. 영상에선 그간의 음반 녹음 과정과 인터뷰, 어머니들의 삶의 순간들을 뮤직비디오로 담았다. 음반은 CD와 패키지 앨범 두 종류로 제작됐으며, 패키지 앨범은 CD와 노래 가사집, 15곡의 악보, 굿즈형 USB 앨범으로 구성됐다.

<오월 어머니의 노래> 총감독을 맡은 박종화 감독은 “지난 3년 간 오월어머니들과 100명이 넘은 예술인이 흘린 땀의 결실로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라며 “콘텐츠 활용과 함께 서울, 부산 등 대도시 문화시설에서 새롭게 제작된 공연으로 울려 퍼지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올해 전당은 지난해 제작 발표한 <오월어머니들의 노래> 바통을 이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가치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순회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오월 어머니들의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오월광주의 민주, 인권, 평화의 정신이 계승되길 희망한다.





  • 글. 김세인 sein3323@naver.com
    사진. ACC제공




    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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