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방글, 내 인생의 책 한 권

「당글출판: 당신의 글을 출판해 드립니다」

#ACC


당글출판 포스터

여기, 여덟 권의 책이 있다. 시, 일기, 동화, 사진 일기, 수필까지 장르는 다양하고 내용도 요가, 어린 강아지의 무모한 가출 시도, 일상의 기록 등 각양각색이다.

여기, 열 명의 작가가 있다. 10대의 동화작가, 50대와 70대의 시인, 60대의 수필가, 7,80대의 언니와 여동생 등. 열 명의 작가는 쓰는 글도, 나이와 성별도 다르다.

열 명의 작가가 낸 여덟 권의 책의 공통점은 두 가지. 작가들이 광주전남에 거주한다는 것. 그리고 ACC 라이브러리파크 이용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당글출판(당신의 글을 출판해 드립니다)]에 선정된 것이다.



ACC가 전문가들과 함께
당신의 글을 출판해 드리는 [당글출판]
오랫동안 간직해 온 작가의 꿈
ACC 라이브러리파크와 함께 이루다!


당글출판 책

더 많은 시민들이 라이브러리파크와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고, 직접 참여해 작가가 되어 볼 기회를 제공하는 [당글출판]. [당글출판]은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거나 창작한 글을 응모하면 우수작을 뽑아서 책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1년 처음 시도됐다. 개개인이 도전하기 어려운 출판 및 편집 등의 프로세스를 전문가와 매칭해 지원해주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당글출판]에 선정된 작가와 작품은 총 여덟 편. 심미소 작가가 쓰고 문혜연 작가가 그린「검둥이, 집 나가다」, 박정인 작가의「나무 그늘 속에서 소곤소곤」, 최영식 작가의「나의 삶」, 이가영 작가의「바람난 요가」, 서승례 작가의「서승례의 쓰는 삶」, 백진현 작가의「안마당 개망초」, 안은숙, 안형숙 작가의「장녀와 막둥이의 일기」이다.

내가 ‘나’이길 원할 때
삶이 ‘詩’와 같을 때
나 자신을 표현하며 ‘치유’할 때
그 모든 순간에
‘글쓰기’가 있었다.


평생 주부로, 가장으로, 글쓰기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온 그들이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책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당글출판] 작가들의 소개 글과 책 안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당글출판 책
책 구절

[당글출판]이 담아낸
방글방글 웃는 내 인생!
쓰는 삶이란
슬프다가, 울다가, 아프다가
결국에는
웃는 삶이다!

당글출판 책

[당글출판]이 낸 책들이 귀한 것은 이 책 안에 진정성 있는 삶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제 화석처럼 느껴지는 단어, 진정성. 감동의 근본은 ‘진심’이지만, 글쓰기에 진심을 담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포장하고 꾸미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간의 성향은 글쓰기에도 당연히 반영된다. 글쓰기가 과장되거나 허황한 이유이다. 그런 면에서 서승례 작가의 「서승례의 쓰는 삶」은 정성으로 차려낸 담백한 집밥 같다. 서승례 작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과 동시를 읽어주는 시 낭송, 이야기 할머니다. 그녀의 책에는 아이들의 깔깔 웃음과 예의 바른 인사, 그리고 그 인사를 받고 감동하는 노년의 풍경이 있다. 책 속의 작가는 이야기 할머니 활동뿐만 아니라 복지관 강사, 동화동아리 활동, 자서전 쓰기 등 ‘글쓰기’의 다양한 영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살아간다. ‘시 낭송 한편하고 집에 오면 흐뭇하고’, ‘이나이에 할수있다건 노력의 증표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군아’ (편집자주: ‘ ’안의 문장은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책 원문 그대로 발췌)라며 다짐도 한다.
일흔넷인 그녀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단언컨대 ‘글’이다.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들여다보며 반성하고 기뻐한다. 종국에는 어떤 깨달음을 얻기도 하며, 내일을 향해 다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을 성장시키고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쓰는’ 힘이다. 책 이름과 같이 내내 ‘쓰는 삶’을 살고 있기에 일흔넷의 그녀는 오늘도 이렇게 다짐할 것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군아’라고.

당글출판 책

[당글출판]을 통해 출판된 책은 ACC 라이브러리파크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치유의 글쓰기를 통해 방글방글 웃게 된 작가 열 명의 작품을 직접 방문하여 만나보시길 바란다.

이가영 작가의 글처럼 ‘자신을 표현하며 자존감이 높아지고, 높은 자존감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행복하게 살고자’하는 당신.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고자 하는 당신. 그 인생을 글로 담을까? 말까?, 아니 담을 수 있을까? 없을까? 늘 갈등하는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당글출판] 1기 작가인 박정인 시인의 시 한 구절을 띄운다.

당글출판 책
-박정인 詩「시작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 글. 최민임 samagg@hanmail.net
    사진. ACC 제공

    2022.2

 

공감 링크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