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5·18을 만나는 특별한 방법

ACC 5·18 관련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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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0주년이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출발점, 5‧18 광주민주화운동. 5‧18에서 시작한 이 땅의 민주주의는 5월에서 6월로, 다시 촛불로 확대되며 입체적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진가는 전 세계를 멈추게 만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도드라지게 빛나고 있다. 불혹(不惑), 미혹되지 아니함. 그러니까 흔들리지 않음. 어떠한 왜곡과 거짓 시도가 있더라도 불혹의 5‧18은 이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뿌리로 공고히 자리 잡아 수많은 가지들과 다채롭게 빛나는 꽃과 열매를 키워낸 지난 40년 세월의 5‧18. 그 빛나는 꽃과 열매를 만나는 수많은 방법 가운데 특별한 네 가지의 방법, ACC의 5월 콘텐츠 네 가지를 소개한다.

ACC 5‧18 40주년 특별콘텐츠 ①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

2020년 5월,
우리가 꿈꾸었던 내일, 이토록 푸르니
1980년 5월,
우리가 사랑했던 것, 헛됨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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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4일부터 5월 6일까지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돌아온다. 2020년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또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ACC 예술극장 1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부터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인 2020년 5월을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한 이 작품은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완성도를 높였을까?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1980년 5월 17일을 시작으로 광주의 열흘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5월 17일은 시민, 학생들과 계엄군이 대치하고, 5월 18일은 계엄군에 의한 사망자가 나왔으며, 5월 21일은 비가 오는 부처님 오신 날, 5월 23일은 애국가와 함께 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었다. 라는 등의 당시의 사실에 근거하여 극을 이끌어간다. 80년 오월 광주에 없었던 모든 이들에게 사실을 가감 없이 전하는 것이야말로 5·18을 제대로 알게 하는 출발이기 때문이다.

기승전결의 핵심사건 보다는 열흘 동안의 오월 광주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직조하고, 주인공이 없는 대신 관객들을 시위대의 군중으로 참여하게 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 피날레와 함께 묵직하게 남는 감동의 여운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올해 5월, ACC가 준비한 <나는 광주에 없었다>와 함께 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함께 하자.

ACC 5‧18 40주년 특별콘텐츠 ②

공연 <시간을 칠하는 사람>

“칠하고 칠해도 칠해지지 않는구나.
지우고 지워도 지워지지 않구나.”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 中에서-

건물이 기억하는 사람의 이야기
지난 40년의 세월, 우리는 모두 ‘광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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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A4 한 장 분량의 작은 글이었다. 2018년 ACC가 공모한 '광주'에 대한 스토리 중 한 편이 공연화되어 2018년 쇼 케이스, 2019년 시범 공연을 거쳐 드디어 올해 본 공연이 진행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공연 <시간을 칠하는 사람>. 5‧18의 이야기에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이들의 땀과 열정이라는 시간이 덧칠해져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하는 사람들. 흰 칠로 지워야만 하는 아버지와 색색으로 그려 야만 하는 아들의 이야기’가 <시간을 칠하는 사람>의 로그라인이다. 아들을 찾기 위해 매일 5‧18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앞을 서성이는 노인의 시간 여행은 지난 40년 동안 5‧18과 광주가 잊으려 했거나 잊어 버렸던, 그러나 끝끝내 저 심장 깊은 곳에서 사라지지 못한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넓은 예술극장 극장1을 비워 극장 4면을 모두 사용하고, 특수 제작한 객석(90석)을 배우들의 힘으로 앞 뒤 이동, 회전시키며 관객을 이야기 흐름에 따라 이동시키는 ‘관객 이동형 공연’은 전남도청을 소재로 한 공연답게 5월 27일 열린다. 전남도청이 진압된 5월 27일 새벽이야말로 80년 오월 광주를 지금까지 있게 한 피맺힌 희생의, 아니 부활의 날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다른 지역의 유통 공연도 계획되어 있다. 관건은 코로나19의 진정 여부다. 부디 코로나19가 진정되어 6월 초 부산 또는 밀양에서 예정된 공연이 열릴 수 있기를.. 그렇게 오월 정신이 전국에서 부활되길!

ACC 5‧18 40주년 특별콘텐츠 ③

전시 <광장: Beyond The 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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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이 숫자가 이토록 무거운 것은 5‧18이 이미 한 세대가 지난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곧 5‧18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보다는 5‧18을 호랑이 담배 먹던 일처럼 느끼는 세대가 많아질 것이다. 이 자명한 사실 앞에서 새로운 세대에게 5‧18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 인터랙션 미디어아트 <광장: Beyond The Movement>는 이와 같은 물음에 작은 단초를 보여주는 전시일지도 모른다. 5‧18과 무관한 세대에게 5‧18을 알리기 위해서는 ‘감정과 감동’, ‘체험’이 키워드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예술적 환영과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5·18의 시대정신을 공감할 수 있는 초대형 미디어아트 전시는 5‧18을 새롭게 체험하고 감각적으로 이해시킬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두 작품은 유재헌 작가의 <웜홀 : Wormhole>, 정해운 작가의 <치유의 순환 : Circle of Cure>이다. 유재헌 작가의 <웜홀 : Wormhole>은 40년의 시간을 담고 있는 5·18 민주광장 분수대를 오마주한 작품으로, 호흡하는 빛들의 공간인 웜홀과 지름 6.5미터의 초대형 거울을 통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빛의 무한공간으로 시간여행을 선사할 것이다.

정해운 작가의 <치유의 순환 : Circle of Cure>에서는 중앙 분수대를 중심으로 상처를 의미하는 라인(line)과 갈등을 의미하는 파티클(particle)이 움직이는데, 마침내 갈등과 상처는 관람객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꽃으로 치유되고 화해한다. 이 모든 환상적인 콘텐츠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초대형 프로젝션 맵핑과 반응형 미디어아트 기술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5‧18 당시 민주주의 용광로가 되었던 도청 앞 중앙 분수대를 환상적인 체험과 감동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 <광장: Beyond The Movement>는 5월 8일부터 7월 12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열린다.

ACC 5‧18 40주년 특별콘텐츠 ④

전시 <연대의 홀씨>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이제 뿌리 깊은 나무처럼 공고히 자리 잡은 5‧18의 가치를 어떻게 꽃 피울 것인가? 민주, 평화, 인권이라는 열매를 누구와 함께 나눌 것인가? 그 질문에 화답하는 전시가 바로 <연대의 홀씨>이다. 아시아의 미래와 새로운 연대, 초국가적 평화적 공존을 모색하는 예술적 실천의 발원지로서 ACC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아시아적 주제의 대형 기획 전시로 글로벌한 맥락에서 아시아 역사와 문화에 대한 동시대 예술 실천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이다.

<연대>라는 키워드를 통해, 시각예술은 물론 아카이브, 출판, 디자인, 퍼포먼스, 연계 프로그램의 다양한 전시 콘텐츠들이 총 망라된다. 김성원, 김성희 큐레이터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킨 ‘연대는 지켜져야 한다’ 섹션Ⅰ은 비동맹 운동의 연대정신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이후 나타난 문제들을 벗어나고, 새로운 질서와 균형, 공공의 역사를 예술로 상상해보는 실험이 진행된다. 이 섹션 Ⅰ의 연대의 정신은 섹션 Ⅱ ‘연대의 홀씨’를 통해 지금/ 여기로 확장되는데 국내 차세대 현대미술 작가, 아시아 차세대 그래픽 디자이너들 25팀이 인간과 환경, 개인과 집단, 소외, 갈등, 분열의 문제에 대하여 자신들의 다양한 홀씨들을 선보인다.

서구 전통과 민속의 아시아적 해석을 다룬 2017년 전시회 <달의 이면>, 회화 작품을 통해 20세기 후반 냉전 시기 세계사 속에서 아시아의 역사, 회화, 정치의 관계를 조망한 2018년 전시회 <베트남에서 베를린까지>에 이어 ACC의 대형기획전시의 계보를 잇는 <연대의 홀씨>는 5월 15일부터 10월 25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3,4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다양한 예술적 실험 속에 담긴 5‧18의 가치들을 발견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대의 홀씨>의 손을 잡으시라. 그 곳에 5‧18이 미래로 가는 또 다른 길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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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ACC에서는 5‧18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미디어월에서는 관련 다큐멘터리와 캠페인 등,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관련 영상들이 상시 상영되고, 민주, 인권, 평화를 주제로 한 웹툰과 포스터를 공모한 ACC 민주·인권·평화 콘텐츠 공모전 <오월, 평화를 노래하다>가 진행중이다. 뿐만 아니라 전시회 <직시, 역사와 대면하다>, 미디어월 퍼포먼스 <빛>, ACC 시네마테크 ‘5‧18 영화주간’ 등도 있다. 문화로 만나는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 ACC와 함께 하시라!

  • 글. 최민임 samagg@hanmail.net
    사진. ACC 제공

    2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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