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중앙아시아'

새로운 세상을 향한 인사






며칠 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의 예비소집에 다녀왔다. 둘째는 예비소집 통지서를 받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내내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다. 예비소집 날 아침, 가장 먼저 신발을 신고 현관에 서서 날 기다리던 아이는 같이 가자는 내 손목을 뿌리치고 내내 뛰다시피 하며 앞서 걸었다. 학교로 향하는 동안 나는 특별한 날에 어울릴 뭔가 그럴듯한 조언을 들려주고 싶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은 없었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고 교실에서의 면접을 위해 아이는 낯선 친구들 곁에 따로 앉아있어야 했다. 나는 저만치 떨어져 낯선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민 아이를 걱정스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이는 옆에 앉은 친구에게 ‘안녕@f29’이라고 말한 뒤 서로의 이름을 묻고는 까르르 웃으며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학교로 오는 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의 정체가 바로 저것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될 아이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인사를 건넨 뒤 친구가 돼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었단 거였다. 그러나 굳이 근사한 말들로 아이에게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아이는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안녕@f30’이란 한마디면 새로운 세상과 친구와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유라시아 대륙 중앙부에 위치한 건조지대인 중앙아시아는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5개국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나라 이름 끝에 붙는 스탄이 특이한데, ـستان(stan)은 페르시아어로 나라, 땅이란 뜻을 지니며 각 나라들은 누구누구의 땅, 이런 의미라 할 수 있다.
‘안녕@f34 중앙아시아’는 어린이문화원의 유아(6~7세) 대상 프로그램으로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중앙아시아 5개국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고자 기획한 문화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시작 전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맵패드



프로그램은 크게 인터렉티브 맵패드(시각, 촉각, 청각, 후각 등을 활용한 감각 패드)를 활용해 각 나라별 국기와 동식물, 악기를 탐색하는 오감 놀이 시간과 AR(증강현실) 촉각놀이 그림책 및 퍼즐형 보드게임을 활용해 문화요소를 이해하도록 돕는 교구 놀이 활동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프로그램에 쓰이는 모든 교보재들은 ACC가 자체개발한 것들로 AR기술과 오감놀이 활동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교구 놀이 활동에 쓰이는 그림책 ‘거기에 누가 살까’는 중앙아시아에 사는 설표, 홍학, 낙타 등 각 지역의 다양한 동물들의 털을 책에 배치해 아이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했으며 AR기술을 통해 아이패드로 동물들의 움직임이나 소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중앙아시아의 지도를 플라스틱 퍼즐로 맞추고 그 위에서 놀이를 즐기는 보드게임 역시 주사위를 돌려 칸을 이동하는 동안 각각의 칸에 등장한 동물, 식물, 건축물들을 AR기술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아이들의 흥미와 이해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요즘 어린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자라는 세대가 되었다.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문제해결이 가능해진 세대, 이런 아이들에게 새로운 환경에서의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f35 그런 점에서 ACC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시대의 교육법을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단순히 읽고 암기하고 주입시키는 교육에서 벗어나 기술과 체험, 놀이와 예술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흥미진진한 곳인지 경험하지 못하면 깨달을 수 없다. 그저 내 우물의 하늘만 전부처럼 보일 수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해 가야 할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막연한 두려움 대신 먼저 손을 흔들고 다가서 보라는 용기뿐이지 않을까. 개관 4년째를 맞는 ACC와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면 부디 올해는 꼭 만나보길 권한다.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여러분은 그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고 찾아오기면 하면 된다. 물론 인사말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안녕@f36 ACC!’











 

 

 

 

 

공감 링크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