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그 이상!












왼쪽부터: 조명감독-이광득, 음향감독-나인권, 무대기술팀장-양필주, 무대감독-정동균






Q. 「극장이 움직여요」는 어떤 공연입니까@f59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무대 기계, 음향, 조명만을 가지고 구성하는 공연입니다. 일반 공연에서는 배우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무대기술과 장비들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위 아래로 움직인 장치는 ‘배튼’으로 무대 세트를 거는 장치걸이이고요. 화려한 색상을 뽐내는 조명과 영상, 음향의 조합으로 무대가 연출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청년 디제이들과 협업했습니다.
테크니컬 쇼는 2015년도 ACC 공연장을 개관할 때 ‘이러 이러한 장비가 있다’라는 장비 소개를 쇼처럼 구성해서 만든 것이 시초였습니다. 처음에는 보는 분들이 신기해 했죠. 그래서 한 번 더 해보자 하다 보니 벌써 3년 째 인데요. 관객들은 우선 처음 보는 장르이니까 재미있어 했고 그리고 이어지는 무대 체험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Q. 이번 공연은 ACC의 자체 제작 콘텐츠인데요. ACC 예술 극장 테크니컬 쇼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f60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공연은 배우가 관객에게 전달하는 무언의 힘이 있죠. 일종의 기(氣)라고 할까요@f61 하지만 테크니컬 쇼는 스토리가 주는 그런 감정 전달이 없죠. 대신 그런 것을 대신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되는데... 저는 그게 테크니컬 쇼에 사용되는 장비들의 syn(동기 상태 부호: 데이터 전송 제어(TC)부호의 하나로, 따로 문자를 보내지 않은 상태(idle)에서 데이터 단말 상호 간의 동기를 취하거나 동기를 유지하기 위한 부호)라고 생각합니다. 무대 위에서 배우의 합이 맞아야 에너지도 생기고 관객도 몰입해서 볼 수 있듯이 기계 간의 합이 맞아야 관객도 몰입하고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참 신기한 일이죠. 저희 쇼는 150, 170 bpm의 0. 몇 초의 음악과 조명과 영상이 맞아야 되는데 그런 것이 잘 맞아 떨어지면 관객은 그런 순간을 느끼는 것 같아요. 즉 기계적으로 기술적으로 어떤 합이 한 신(scene)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테크니컬 쇼의 특징이죠.






Q. 공연 당시에 놀랐던 게 무대 스텝들이 굉장히 여유롭게 계신 모습이었어요. 보통 공연장에 가면 무대 뒤의 무대기술팀들은 굉장히 바쁘잖아요@f62

A. 나인권(음향감독): 2015년부터 이게 6-7 차례 한 것 같은데 이번 공연에는 저희 자체적으로는 처음으로 음향, 영상, 조명이 한 신호로 구동이 됐어요. 예전에는 무대감독이 ‘이제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고(go-신호를 주면) 하면 그냥 음향 가고 조명 가고 알아서 했었거든요. 이번 공연은 그 전에 타임에 모든 메모리가 되어 있어서 15분 동안 음향, 영상, 조명이 다 자동적으로 흘러간 거죠. 앞으로 테크니컬 쇼를 하면 가면 그런 신호 체계라든지 각각의 업무를 테크니컬 쇼나 현 시대에 맞게끔 어떻게 끌고 가냐 하는 것이 저희들의 고민, 큰 숙제 인 것 같아요.



Q.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바로 ACC 극장 1의 특성 때문이죠@f63 ACC 극장 1이 가진 특징, 장점을 꼽으면 어떨까요@f64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블랙박스 형 공연장입니다. 즉 아무것도 셋업 되지 않는 상태를 항상 유지하는 것이 큰 장점이자 단점이죠. 장점은 ‘여기에 무엇을 어떻게 채워 넣을까’ 즉 공연장의 형태부터 콘텐츠까지 처음부터 구상을 해야 되니까 공연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단점은 당연히 공연장 형태 셋업부터 시작을 해야 되니 일반 공연장에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셋업 기간, 셋업 비용이 필요하죠. 즉 비용과 시간을 고민해야 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Q. ACC 무대팀이 지금까지 해 온 공연 중에 기억에 남는 공연 무대가 있다면요@f65 시작할 때는 ‘이게 될까@f66 이건 도전이야.. 하지만 이뤄냈다.’ 이런 공연들도 있잖아요@f67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처음에 빅도어를 열어서 첫 야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2016년도 월드뮤직페스티벌. 또 여기서 공연한 클래식. 또 작년에 했던 오페라 마술피리. 왜냐하면 클래식은 좋은 건축 음향이 필요로 하는 공연인데 그런 것을 전기 음향적으로 잘 만들어 냈던 기억이 있고, 물론 연주자들도 아주 만족했습니다. 또 여기를 오페라 극장처럼 셋업해서 공연했던 오페라 마술피리.. 저도 여기서 근무하고 공연하지만 하고 나면 신기하고 뿌듯하고 그럽니다.

A. 나인권(음향감독):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가장 힘든 공연들. 이번에 했던 테크니컬 쇼 같은 경우는 비록 15분이지만 저희가 일주일 넘게 준비했던 거거든요. 물론 보여지는 것들이 저희 성에는 안차더라도 우리의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고 그러면서 기억에 남는 공연들이 있죠.

A. 이광득(조명감독): 특정 공연 보다는 공연을 올리기 위해서 했던 노력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기획부터 연출 출연자 스텝들이 그 공연을 하기 위해서 매달렸던 시간들, 그 만큼 잘 준비했던 것은 저희가 감동할 만큼 좋은 공연들이 올라갔죠.

A. 정동균(무대감독): 월드뮤직 페스티벌이 가장 생각나는데요. 처음에 극장에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모두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빅도어를 열고 조명이 채워지고 무대 기구들이 채워지고 음향이 소리를 내고 영상을 쏴주고 이런 작업들이 정말 고돼요. 시간도 굉장히 많이 소비해야하고 감독님들께서도 지치시거든요. 막상 공연이 올라가고 불이 켜지고 아티스트들이 거기서 노래를 하고 문을 닫았을 때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쾌감 같은 게 있어요. ‘내가 이걸 또 해냈구나!’ 이게 정말 힘들고 고된 작업이라 서로 짜증도 내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공연이 잘 올라갔으면 됐다.’ 라는 생각이 들고 막을 닫는 순간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저는 화려했던 것이 원상복구 되고. 다시 다른 것으로 채워질수 있는 그런 느낌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Q. 500년 넘는 오페라도 뉴미디어 기술과 만나 새롭게 탄생되는 시대인데요. 갈수록 무대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f68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우선 레퍼토리의 한계가 있죠..마술피리를 예를 들어 볼까요@f69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마술피리를 할까요@f70 마술피리를 새롭게 해석하고 현대적으로 만들고 싶은데 그럼 우리가 상상하는 신(scene)들이 머릿속에 그려지죠. 그런 것을 구현해 내는 것이 이제는 무대기술입니다. 영화 속 필름 상에서는 구현을 못하는 것이 없죠. 그러니 영화를 보면 이젠 그런 장면들이 신기하지 않아요. 영화 속에서는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당연한 겁니다. 그런데 무대는 현실입니다. AR, VR이 아니죠. 영화에서 장면이 바뀌는 것은 편집이지만 무대는 세트 전환입니다. 아무래도 영화보다는 장면 전환에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영화에서 신(scene) 전환하듯이 장면이 전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을 구현해 내는 것이 무대기술입니다. 즉 현실 속에서 영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 내는 거죠. 그럼 영화보다 더 신기해하고 또 한 무대에서 많은 신(scene)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상상력의 문제이지 기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Q. 이런 쇼를 직접 제작하고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요@f71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극장이 움직여요> 같은 공연을 하는 이유도 궁극적인 목표는 그거예요. 하다보면 정말 부족한 점도 느끼고 앞으로 뭘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15분이 관객들에게는 짧아서 단순한 작업 같지만 기술자들에게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EDM이 굉장히 빠르잖아요. 0.몇 초 싱크를 맞춰서 만들어가는 작업이거든요. 사람이 (신호를) 쳐 가면서 메모를 해가면서 만드는 작업이라 힘들어요.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느끼는 게 많아요. 음향이나 조명이나 무대나 하는 분들이 모두 다 ‘아. 뭐가 필요할까@f72 다음에는 어떤 걸 보완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거든요. 이런 갈망이 있어야 새로운 기술을 찾게 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겠죠. 그렇게 기술이 발전하고 노하우가 생기게 되겠죠.



Q. ‘쇼를 하면 할수록 자극을 받아서 고민하고 발전하게 된다.’ 이렇게 이해되는데요@f73 그러면 각 파트별 감독님들도 그런 경험이 있으십니까@f74

A. 정동균 (무대감독): 테크니컬 쇼 같은 경우는 배튼(장치걸이)이 움직이고 관객이 바라보는 그런 쇼였는데 이걸 자꾸 거듭하다보니 객석이 움직이면서 하면 더 재밌는 쇼가 되겠다 싶더라고요. 지난 5월부터 객석을 움직이기 시작했었죠.

A. 이광득 (조명감독): 저의 가장 큰 숙제는 화려해야 한다는 숙제가 너무 커서 관객들이 보셨을 때 화려함만 보시고 공연을 보신 후에 기억나는 부분이 없으시더라고요. ‘아 반짝반짝 하는구나’ 끝나는 것이 있어요. 조명이란 것이 방향선과 시각선이 있거든요. 이걸 어떻게 만들어야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을까 그런 숙제를 항상 안고 있고요. 화려함보다는 관객들이 우선이기 때문에 저희 생각으로는 관객들에게 조금이나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하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이 이야기가 하면 할수록 정교함을 요하는. ‘정교 해야겠다’하는 당위성과 필요성을 느끼게 돼요. 무대에서 연기자들의 합이 맞아야 관객들도 감동을 받는 거잖아요. 그런 에너지가 있어야 감동이 전달되는데 저희는 그런 기회가 없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그런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게 정교한 합(合)이에요. 음향, 영상, 조명, 무대가 정교하게 다 맞았을 때 관객들은 다 아는 것 같아요. 테크닉을 알기보다는 본능적으로.

음향감독이 얘기했던 타임 코드를 이용해서 한 시그널로 가서 자동으로 가는 그런 것도 시도를 했고 그런 걸 쇼 컨트롤이라고 했는데 그런 건 일부인 거죠. 저희가 이런 쇼를 통해 찾아가 봐야하는 거죠.

또 저희는 실시간이니까 한번 실수하면 그냥 끝나는 거예요. 거기에 대한 백업 기능들. ‘A’라는 장비가 망가졌을 때 ‘B’라는 장비를 어떻게 구동 시킬 것인가 그런 고민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가 더 정교해지는 것 같고 공연자들이 요구했을 때 해결책도 더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Q. 무대에도 영상의 비중이 점점 커지지 않나요@f75 무대기술팀에도 어떤 변화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f76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영상의 비중도 넓어졌지만 저 생각에는 조명 음향 무대. 이런 경계도 허물어졌어요. 지금은 경계도 모호해졌어요. 똑같은 신호를 쓰고 똑같이 컨트롤을 하잖아요. 사실 이번에도 영상 장비는 조명 콘솔에서 조정했단 말이에요. 경계가 무너진 거죠. 지금은 무대기술이라는 게 상상력의 문제지 이제는 기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A. 나인권(음향감독): 저희가 제작 공연장이잖아요. 저희는 제작에 할 준비가 돼 있는데 오히려 다른 분들이 다른 극장과 비교해서 ‘무슨 공연 스텝들이 제작을 해’ 라고 하는 마인드가 아직도 많거든요. 저희는 그런 게 아쉬운 거 같아요. ACC 공연장은 어찌됐던 창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공연장인데 정작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무슨 극장에서 제작이야@f77’ 이런 게 많거든요. 어떤 면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요. 그래도 적게는 10년 많게는 15년 하고 있는데 저희 나름대로 성숙됐고 성장한 것인데 단순히 극장 감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희가 그런 실력이 있어@f78’ 라는 예전의 구태의연한 시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저희는 아쉽죠.






A. 정동균(무대감독): 저희의 기술력이 이만큼 올라왔는데 그걸 무시하는 거죠.

A. 나인권(음향감독): 타 극장에 비해서 저희가 젊거든요. ACC 극장의 평균 연령이 아직 30대 초반입니다. 타 극장은 40대 후반 50대예요. 젊다 보니 의욕도 있고 하고자 하는 의지도 분명히 있어요. 이번 공연도 얘기를 하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면서 서로 협의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줄까 각 파트에서 제안하고 뭔가 발전된 분야를 보여 주려고 노력을 하는데 외부에서는... 아직 모르겠어요.



Q. ‘다양한 장르를 다 다룰 수 있고, 다른 팀에 비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라는 말씀이네요@f79






A. 이광득(조명감독): 저희는 뮤지컬도 하고 클래식도 하고 다 해야 해요. 또 극장이 다른 극장과는 다르게 가변형 극장이에요. 그러면 이거에 대한 모든 기초, 기본에 대해서 뭐가 중요한 지 이 장르의 공연에서는 어떤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한 지 여러 가지 버전에 대해서 숙지를 하고 있는 거죠.



Q. 앞으로 과학 기술은 더욱 더 발전할 텐데요. 과학 기술로 무대기술은 더 확장 될 수 있을까요@f80 가령 어떤 것이 가능할까요@f81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지금은 제가 아는 한 상상할 수 있는 대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일단 무대, 음향, 조명 신호 체계를 단일화 하는 것 또 지금 하고 있는 5G 통신 기술 등 접목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ACC 무대기술팀의 앞으로 비전, 계획을 한 말씀 해 주신다면요@f82

A. 양필주(무대기술팀장): 테크니컬 쇼를 하는 목적 중에 중요한 하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구현해 내는 노력입니다. 그래야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하며 앞으로 어떤 것을 보완해야 된다 라는 생각이 자꾸 떠오르죠.. 이게 ACC 무대기술팀의 비전이자 계획입니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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