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어린이문화원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꿈꾸던 세상은
환상 저 너머가 아니라 은하수가 쏟아지는 숲 속의 어느 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ACC 어린이도서관이 당신에게 띄우는 초대장



ACC 어린이도서관에서는 2018 어린이 책 놀이터 – 너나들이 <자연을 닮은 그림책>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2018 전라도 방문의 해’를 기념하여 ‘민주 · 평화 · 인권 · 환경’을 주제로 ‘광주’가 가지는 민주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아이들에게 ‘치유와 화합’이라는 주제를 그림책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의 주인공 김병하 작가는 전라남도 고흥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전남대 미술교육학과와 서울시립대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전남대 재학시절 걸개그림과 판화 등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한 뒤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작가는 이후 아동문학가 방정환의 동화 ‘칠칠단의 비밀’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으로 ‘보리밭은 재미있다’, ‘까치아빠’ , ‘강아지와 염소새끼’ , ‘고리니 텃밭’ 등 다양한 어린이 책에 자연을 닮은 건강한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현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 구성과 세밀한 그림체로 알려진 작가는 소박하지만 공감할만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다. 최근작 ‘우리 마을이 좋아’는 충남 부여 송정마을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가 1년여의 답사 끝에 완성한 송정마을 그림 지도엔 보일러 기름통 위에 알을 깐 딱새라든가, 빈집 마당에 와서 노는 족제비 등 마을 곳곳 숨은 이야기들이 그림 속에 그대로 자리 잡고 있다.







김병하 작가의 대표작 ‘고라니 텃밭’ 은 작가가 숲속에서 살며 실제 경험한 이야기로 만든 그림책이다. 가족을 위해 텃밭을 만들던 화가, 김씨 아저씨는 불쑥 나타난 고라니가 채소를 먹어 치우자 고라니를 쫓아보려고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텃밭에 아기 고라니를 데리고 나타난 어미 고라니와 마주치게 되고, 고민 끝에 텃밭을 반으로 나눠 함께 사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과 동물의 충돌과 교감, 화해를 다룬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고라니 조형물. 그림책을 넘기며 느꼈던 고민이 다시금 떠오르는 것 같다.

새끼를 데리고 나타난 고라니와 김씨 아저씨의 극적인 만남의 순간,
고라니는 아저씨를 바라보는 모습이 아닌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는 독자와의 거리감을 좁히고 독자의 눈을 통해 고라니와 교감하게 되길 바라는 작가의 숨은 의도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책 원화뿐 아니라, 그림책의 제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스토리보드, 아이디어 스케치, 손톱 더미북(가제본) 등 다양한 자료가 함께 전시되며 작가가 직접 사용한 붓과 펜, 팔레트 등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는 8월 26일까지이며 8월 11일 토요일엔 전시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린이극장에서 작가초청강연 행사도 열린다. 혹 그림책 작가를 꿈꾸거나 그림책 속 숨은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작가와의 특별한 만남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항상 천국을 도서관과 같은 곳이라고 상상했다.’

도서관 하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아르헨티나 소설가이자 시인, 호르헤 보르헤스의 명언이다.
폴짝이며 도서관을 향해 달려가던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아무렇게나 누워 그림책 세상 저편 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보르헤스의 저 말이 또 다른 의미로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이번 초대장은 무료이니 아이들 데리고 천국으로 소풍 가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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