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는 순간의 여행

ACC에서 피크닉을



“내일은 쨍쨍 해님이 떴으면 좋겠어요. 
내일은 친구들 모두 모여 소풍을 가요.
맛있는 도시락 갖고놀 장난감 
벌써 벌써 가방도 다 쌌어요.
생각 만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빨리 빨리 내일이 왔음 좋겠어요” 

- 애니메이션 ‘뽀로로와 친구들’ 노래 < 소풍 가는 날>

설레는 단어, ‘소풍’.
어린 시절의 ‘소풍’은 평범한 일상에 특별함을 가져다준 선물 같은 존재였다. 소풍을 앞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무수히 보내며 그 날의
일기예보를 챙겨본다. “내일 비가 오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비가 온다하지 않을까 소풍이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부디 날씨가 화창하길 간절히 바란다.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소풍’같은 하루가 그대에게 있는가?






"소풍(逍風) - 바깥 바람을 쐬며 편안하고 한가롭게 노닐다"


잠깐의 일탈인 ‘외출’과 다르게 ‘소풍’은 잠시 쉬어가는 여행과 같다. 일상을 전력 질주하며 달리다가도 한 순간 숨을 돌리며 내게 자유를 허락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찬란한 일탈은 돌아왔을 때 현실을 마주하지만, 잠깐의 여행인 소풍은 미래로 나아갈 인생에 활력이 된다. 특별한 하루를 보내며 특별한 내가 되는 그런 시간. 갑갑한 도심 속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하루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만난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들과, 친구들과, 또는 홀로 그렇게.







자연과 벗하는 곳, 하늘마당


푸르른 하늘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하늘마당’은 거울로 위아래 대칭을 이루듯 닮아있는 곳이다. 드넓은 잔디로 펼쳐진 비스듬한 언덕과 같은 마당에는 자연과 내가 물아일체가 된 듯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시내 중심가에서부터 구름다리를 지나 마주하는 하늘마당은 살랑거리는 바람의 촉각과 새파란 하늘과 짙은 초록빛 잔디의 시각만으로 답답했던 마음을 트이게 해준다. 마당 한켠 자리 잡아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과 음료수를 꺼내거나 근처 맛집에서 포장해 온 따끈따끈한 피자와 치킨을 눈앞에 펼쳐놓는다면, 이런 지상낙원이 따로 없을 것이다. 푸른 양탄자 위로 두둥실 하늘을 날듯 대(大)자로 누워 선선한 바람을 몸소 느낀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피부 결을 따라 내 몸을 감싸고 자연과 함께 한다. 도심에서 자연에 파묻히며 한 순간만이라도 유유자적하게 보낼 수 있음에 나 자신이 행복한 사람임을 깨닫는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그 날대로 하늘마당의 피크닉은 완벽하다.






발걸음이 닿아 머문 자리, ACC 산책로


아무런 생각없이 무심코 걷다가 마주한 산책로에서 뜻밖의 피크닉 선물을 선사받았다. 파릇파릇한 나뭇잎들이 무성한 나무들 사이에 쉬어가라고 손짓하는 의자들. 산책로는 굳이 돗자리가 있지 않더라도 오다가다 잠시 여유를 만끽하기 좋은 장소다. 하늘마당은 계획된 소풍이었다면, 산책로는 말 그대로 휴식이다. 시원한 커피 한잔 손에 들고서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온갖 복잡한 머릿속의 고민들을 털어버린다. 한 걸음, 한 고민, 그리고 한 휴식. 심신이 지쳐 쓰러지고 싶을 때면 언제든 이곳에 앉아 숨을 크게 쉴 수 있다. 정자(亭子)의 역할을 하고, 또는 두 다리로 방랑하는 뚜벅이들의 낭만을 만끽하는 공간이 된다.







도심 속 동심 세계, 옥상놀이터


속세의 갑갑한 모든 것들을 던져 버리고, 가장 순수한 때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만화 속에 나오는 디즈니 동산의 모습처럼, 새초롬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꽃들과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 사이 좁다란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도심을 벗어나 색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마냥 어릴 적 소풍을 가던 그 시절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순진무구하고 때 묻지 않던 그때로 돌아가 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햇살과 닮아 가장 높은 옥상에 자리한 어린이놀이터, 그 하늘 아래 폭신한 바닥 위해서 열심히 걷고 뛰어본다. 뛰어노는 어린이들 너머 하늘마저 따스한 미소 짓듯 불그스름하게 노을을 머금는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추억하며 내가 가장 순수해지는 곳, 어린이들과 함께 비눗방울을 하늘에 날리며 정다운 소풍을 보낸다. 행복이란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가까이 이곳, 어린이놀이터에 존재한다.










한 끼의 여유, 어린이문화원 도시락 쉼터


소풍의 백미는 도시락일 것이다. 친구들과 엄마가 도시락을 꺼내놓고 김밥을 서로 나누어 먹는다. 깨소금 뿌려진 김밥, 소고기가 들어간 김밥, 김치가 있는 김밥, 계란과 햄이 들어간 김밥, 야채가 많은 김밥, 그 모양도 색깔도 다양하다. 서로의 입에 하나씩 넣어주고 나면 도시락은 어느 새 빈 공간이 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내에 위치한 도시락 쉼터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휴식장소이다. 비가 오고 눈이 오는 궂은 날씨로 밖에서 소풍을 즐길 수 없다면, 이곳 도시락 쉼터로 와서 부담 없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가족들은 오손도손 앉아 사랑과 정성으로 완성된 손맛을 느껴본다. 집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마주한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 영양만점 음식의 도시락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 특별한 시간이 된다.


소풍이란, 함께 하는 사람, 먹는 음식, 있는 장소에 따라 특별함을 갖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시간’ 자체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 우리는 항상 여행을 갈망한다. 시간이 없어서, 여유롭지 못해서, 함께 갈 사람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다면, 무작정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로 소풍을 떠나보자. 바깥 바람을 쐬며 노니는 ‘소풍(逍風)’의 의미처럼 인생은 바람처럼 왔다가 즐기고 돌아가는 여행이다.


어릴 적 밤새 설레며 고대하던 소풍을 추억하면서 사이다 하나 삶은 계란 하나 가지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재미있는 피크닉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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