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숲, 대나무 정원

쉼, 하늘을 보다




두려움에 움츠리고 망설이는 걸음 하나, 잠시 멈춰 섰다.
곧게 뻗은 기다란 몸 위로 온전한 초록색 나뭇잎 하나가 손을 내민다. 파르르 떨리는 그 손길 잡아 이끄는 곳 향해 사뿐히 걸어간다.
귓불을 간지럽히듯 속삭이며 저를 따라오세요 꺄르르 터트리는 웃음에 슬며시 따뜻한 미소를 머금는다.
귀여운 그 웃음에 가는 선 하나를 건너고 나니, 그곳에 눈부신 정원이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는 숲이 있다.
밤에는 은은한 빛을 뿜는 70여개의 채광정과 ACC 아시아문화광장을 밝게 비추는 미디어월(Media Wall),
스틸타공판 재질의 건물 외벽이 삼박자를 이뤄 ‘빛의 숲’을 이룬다.
밤은 빛으로 가득 차고 낮에는 지상의 녹지공원에서 향토수종의 나무와 식물이 조화를 이뤄 ‘도심 속의 숲’을 시민에게 선사한다.

그 속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를 둘러싸고 있는 대나무 정원이 있다.




대나무가 바르게 하늘로 뻗어있는 ACC의 작은 숲이다


대나무 정원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다.
ACC 어린이문화원 내 외부에, ACC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파크의 정원에, ACC 문화창조원의 휴식공간에 꾸며져 있다.




대나무는 예로부터 일상에서 다양한 의미를 가졌다. 곧게 자라는 특징 때문에 ‘선비’에 빗대어지기도 했고, 대쪽 같은 특유의 분위기는 강직한 정절을 의미했다.
겉은 강하나 속은 텅 비어있어 득도한 자를 대나무에 비유하기도 했으며 사군자의 한 일원으로 그림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대나무 숲은 곧고 곧은 절개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마음을 비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다.






책과 대나무 향기가 섞이는 곳에서






대나무 정원에서의 독서는 가장 매력적인 선택이다.
ACC 어린이문화원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정원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고 ACC 라이브러리파크에서도
대나무 정원은 문화예술 도서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대나무 정원에 들어가면 조경팀의 세심한 관리 속에서 생장하고 있는 대나무 숲의 향기를 직접 느낄 수 있다.
대나무의 하늘로 쏟아있는 줄기를 따라 시선을 위로 올려다보면 바로 하늘이 보인다.
일상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페이지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지루할 쯤 잠시 그 하늘을 올려다보자.
비가 떨어지면 그 빗방울이 그리는 원을, 눈이 내리면 소복이 쌓이는 얼음결정을 볼 수 있다.




대나무 숲을 남몰래 거닐다, 사유하기




마음이 복잡할 때는 잠시 휴대전화를 꺼두고 산책을 한다.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 작품을 보고 자연을 벗 삼아 산책하다보면 속을 게워내듯 마음이 비워지는 것을 느낀다.
복잡한 도심, 골치 아픈 그 현재에서 잠시 떠나고 싶다면, 잠시 문명의 기계를 멀리하고 대나무 정원에 누워 하늘을 보자.



대나무 정원을 다른 방식으로 조망하고 싶다면 문화창조원 B2 내부 휴식공간도 추천한다.
프랑스의 유명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의 공공미술 작품이 대나무 정원을 향해 놓여있다.
실제로 의자로 사용할 수 있어 마음껏 앉아서 쉴 수 있다. 잠시 낮잠을 잔다면 더욱 행복해질 것!
대나무 정원 천장의 밝은 빛이 당신의 시간을 축복해줄 것이다.




때로는 모두가 연결되는 곳, 관계의 시작




대나무 정원은 고요한 공간으로 독서와 사유의 공간과 데이트 공간이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시끌벅적한 ‘만남’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문화예술 축제가 열릴 때면 만나고 서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장으로 변신한다.
채광정의 은은한 조명이 새로운 파티 공간을 만들어낸다. 대나무 정원의 식물 향은 오렌지 조명 빛과 함께 어우러져 당신의 관계를 향기롭게 할 것이다.




도시의 그 섬에, 대나무 정원이 있다.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어도 좋은 이 정원에서, 당신은 만남을, 설렘을, 사색을, 독서를, 휴식을, 그리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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